닫힌 가능성과 새로운 길

친구의 결혼을 뒤늦게 알았다

by 큐휘

친구의 결혼 소식을 뒤늦게 알았다.


친구를 처음 알게 된 건 10년 전, 나는 이미 사회인이었고 그는 대학생이었다. 인문학 연구실에서 강의와 세미나를 들으며 친해진 동생이었지만, 연구실을 떠난 뒤에도 우리의 인연은 이어졌다. 그러다 연락을 끊게 된 건, 친구가 몇 차례 고백을 하고 내가 받아들이지 않은 작년 여름이었다. 친구는 나와 결혼까지 상상하고 있었다.


나는 웃고 떠들며 뭐든 터놓고 이야기할 수 있는 그때 그대로의 편한 관계가 좋았다. 이미 친한 동생이자 친구인 그와의 관계를, 다른 형태로 바꾸고 싶지 않았다.

"그럼 나한테 연락하지 마." 친구가 내게 단호하게 말했다. 나는 이해하고 그렇게 했다.


그런데 오늘, 그의 결혼 소식을 알게 되었다. 사진 속 그는 빛났다. 어느 때보다 활짝 웃고 있었고, 행복해 보였다. 아름다운 신부와 함께 있는 모습은, 오랜 시간 그가 꿈꾸던 행복이었다. 사진을 보던 내 얼굴에 흐뭇함이 번졌다. 그러나 동시에, 직접 축하해주지 못한다는 아쉬움이 저릿하게 남았다.

"축하해. 정말 축하해. 행복하렴!" 나는 혼잣말로 중얼거렸다.


마음을 진정시키려는데, 한구석이 허전했다.

다시 예전처럼 웃고 떠들며 우정을 나눌 수 없다는 사실, 돌아오지 않을 시간들, 닫힌 가능성, 내 우주를 구성하던 일부가 떨어져 나간 느낌. 그러다 문득 스쳐간 생각, '나도 결혼을 하면 어떨까?'


'나는 지금 어디쯤 와 있는 걸까? 그리고 어디로 가고 있는 걸까?' 한동안 그렇게 앉아 있었다.


하던 일을 이어가던 중, 문득 내 주변의 풍경이 미묘하게 달라졌다는 것을 감지했다. 내게 직접 일어난 일은 아니지만, 어떤 사건은 마음의 구조를 살짝 흔든다. 친구가 결혼이라는 다른 삶의 형태로 성장한 경험이, 나 또한 조금 다른 위치로 옮긴 듯했다. 시선이 닿는 풍경의 색과 온도가 살짝 변해 있었다.


살아가며 소중한 인연과 멀어지는 순간은 누구에게나 찾아온다. 그럴 때 느끼는 아쉬움은 어쩔 수 없지만, 헤어짐은 동시에 새로운 가능성의 문을 열어준다는 것을 기억하자. 그렇게 경험 속에서 흔들리면서 더 내게 맞는 자리를 찾아가고, 새로운 길을 연다.




친한 지인을 잃은 지, 반년쯤 지난 어느 날 친구가 내게 말했다.

"죽음에 대해선 생각할 필요가 없어."

그가 죽음을 부정한 것은 아니었다. 오히려 죽음을 이미 충분히 받아들였기에, 그것을 의식하느라 지금의 삶을 놓치지 않겠다는 선언이었다.


존재의 떨림을 품으며, 조금 더 깊이, 더 섬세하게 나의 길을 걸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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