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의 아름다움

아름다움을 성찰하다

by 큐휘

때로 사람으로부터 감동을 받는다. 놀랍도록 아름다운 외모를 타고난 사람을 마주했을 때, 극도의 어려움을 뚫고 멋진 성취를 이룬 사람이나 나로서는 상상도 못할 이타적인 삶을 살아가는 숭고한 마음을 지닌 사람에 대해 알게 될 때, 감동이 온몸을 감싸고, 울컥하기도 한다.


때로 누군가의 매력에 홀린 듯 빠지기도 한다. 감탄이 나올 만큼 멋진 스타일로 자신을 꾸민 센스있는 사람을 만났을 때, 방대하고도 깊은 지성으로 유창하게 언어를 구사하는 사람, 혹은 세련되고도 온화한 태도로 타인의 말을 경청하는 사람을 마주 할 때. 도파민이 핑 돌거나 세레토닌이 은은하게 분비되며 즐겁고도 편안해진다.


아름답고도 매력적인 사람에게 끌리는 건 자연스럽다. 그런 사람들을 알게 되고 경험할 수 있다는 사실은 기쁘고도 감사하다.


그런데 이런 생각도 든다. 특별히 눈에 띄지 않더라도 자세히 들여다보면 저마다 아름다움이 있는 것 아닐까. 평범하고 투박해도 그 나름의 친근함이 있고, 서투름은 순진한 듯 귀엽다. 우쭐대고 잘난 척 하는 모습도 조금 떨어져서 보면 나름 재미있다.


고통을 겪는 사람을 보면, 두려움과 불안을 마주할 수밖에 없는 존재의 필연을 자각하게 된다. 고통을 견디는 시간은 누구에게나 있다. 어둠 속에서 아주 작은 빛을 조금씩 밝혀가며, 사람은 생명의 존엄을 더 깊이 느끼게 된다. 그 존엄에 대한 감수성으로 타인의 고통은 내 기억과 공명하며 내면의 깊이를 더한다. 방황하고 도망치고 견뎌내고 꿈틀거리는 모습 또한 살아있음을 말해주는 것이기에 아름답다.


이런 생각 속에서 문득 이안 감독의 영화, '음식남녀'가 떠올랐다. 영화를 보면서 이안 감독의 시선이 안톤 체홉과 닮았다고 생각했다. 사람을 악마화하거나 이상화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 이해하며, 그 안에서 평범한 듯 반짝이고 아름다움을 발견하는 시선. 어쩌면 그 시선은 감독의 시선이라기보다는, 내가 간직하고 싶은 시선일지도 모르겠다.




언젠가 대학교 선배의 집에서 책장에 나란히 꽂힌 움베르트 에코의 '미의 역사'와 '추의 역사'를 발견한 적이 있다. '미의 역사'를 보고 있던 나에게 선배는 '추의 역사'를 가리키며 말했다.

"모두 다 아름다운 거야."


어쩌면 아름다움은 특정한 대상에 속해 있는 것이 아닐지도 모른다. 바라보는 사람의 시선이 아름다움을 발명해내는 것일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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