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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아가야, 오늘은 배려라는 미덕에 대해 이야기를 나눠보고 싶구나.
많은 이들이 배려를 흔히 ‘상대를 위해 나를 양보하는 것’이라고 말하곤 하지.
하지만 배려는 결국 돌고 돌아 네 마음의 평화로 되돌아 온다.
네 곁에 있는 사람이 편안할 때 비로소 그 사람의 진정한 가치가 빛나고, 그 빛은 다시 너를 비추게 된단다.
배려는 상황에 따라 전혀 다른 얼굴을 하고 나타나기에, 진정한 배려를 하려면 아주 현명해야 해.
상대와 나 모두에게 무엇이 좋을지 깊이 고민해야 하기 때문이지.
처음부터 완벽한 정답을 찾으려고 너무 애쓰지 않아도 괜찮아. 사람을 향한 진심 어린 마음만 있다면, 네가 내리는 대부분의 선택은 결국 배려에 닿아있을 거야. 장애나 성별, 연령이나 인종에 상관없이 네가 배려를 통해 타인의 존엄을 함께 지켜줄 줄 아는 사람이 된다면 참 좋겠구나.
만약 배려라는 가치를 능력으로 보고 , 그것을 어떻게 키울 수 있냐고 묻는다면, 엄마는 관찰부터 시작해보라고 말해주고 싶어.
사람을 찬찬히 살펴보다 보면 그들의 시선이 어디를 향하는지 알 수 있단다.
그 시선 끝에는 대개 그가 간절히 원하는 것이 놓여있지. 어디가 불편한지, 어떨 때 편안한 표정을 짓는지 살피는 그 다정한 눈길이 배려의 시작일거야.
내가 우선인 요즘 세상, 사람보다 AI와 더 많은 이야기를 나누며 내 말만 해도 충분한 세상에서 타인의 이야기를 듣고 관찰하는 일은 꽤 어려운 숙제일지도 몰라. 그렇기에 네가 이 능력을 꼭 갖추었으면 한단다.
배려는 익혀야 할 기술이라기보다, 사람을 바라보는 근본적인 태도이기 때문이지.
하지만 아가야, 한 가지 꼭 기억하렴. 누군가의 온도를 맞추고 존엄을 지켜주는 이 아름다운 여유는,
역설적이게도 너 자신의 마음이 먼저 넉넉할 때 비로소 가능해진단다.
네 마음의 방이 따뜻하고 편안해야 그곳에 찾아온 타인에게도 기꺼이 빈 의자를 내어줄 수 있어.
스스로를 아끼는 '자기 배려'가 깊은 아이일수록, 타인의 세계에도 더 부드럽고 섬세하게 발을 들일 수 있지.
네가 먼저 배려한다면 상대도 너를 배려하겠지만, 만약 그렇지 않더라도 너를 다치게 하면서까지 ‘배려’라는 이름의 감옥에 스스로를 가두지는 말아라.
약속할게. 네가 자라며 너 자신을 먼저 아끼는 법을 배울 수 있도록 늘 곁에서 도울 거야.
네가 스스로를 충분히 사랑하고 배려할 때, 네 안에서 넘쳐흐르는 여유가 자연스럽게 세상의 온도를 높여주는 가장 멋진 배려가 될 거라 믿는다.
오늘 밤 네 꿈속에도 누군가의 다정한 배려가 깃들기를 바라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