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 20대 명산 인증 챌린지 제8편
강원 20대 명산 인증 챌린지
여덟 번째 산은 양구 사명산입니다.
2024년 3월 23일,
홍천에서 사명산을 향해 주말을 시작합니다.
늘 그렇듯, 산행 전에는 워낭소리님에게서 꿀팁을 하나 얻습니다.
“선정사를 지나 용수암까지 올라가서
얼음조각 앞에 주차하면 좋아요.”
그 조언 하나로, 오늘의 산행이 훨씬 수월해졌습니다.
선정사 → 용수암 → 사명산 정상 (원점회귀)
사명산은 오르는 코스가 모두 여섯 곳이나 됩니다.
제가 선택한 코스는
용수암에서 정상까지 오른 뒤 원점회귀하는 코스로,
안내된 등산 소요시간은 약 3시간 30분입니다.
다만 저는 늘 그렇듯,
사진을 찍고 풍경을 바라보다 보니
예상 시간보다 조금 더 걸립니다.
급할 이유는 없으니까요.
입구에는 돼지열병 예방을 위한 철책이 설치돼 있습니다.
문을 열고 들어갔다가, 반드시 닫고 나와야 합니다.
좌측으로 흐르는 계곡은
마을 주민의 상수원이라 출입이 금지되어 있습니다.
대신,
겨울이 지나고 봄이 오는 소리를
계곡 물소리로 충분히 느낄 수 있습니다.
두 번째 울타리를 지나면서
본격적인 산행이 시작됩니다.
사명산은
처음부터 끝까지 오르막이 이어지는 산입니다.
바닥에는 돌이 많아
체력 소모가 은근히 큰 편입니다.
600m 지점까지 올라오니
올겨울 눈 피해가 고스란히 남아 있습니다.
백 년은 족히 넘었을 소나무가
힘없이 쓰러져 있는 모습이 마음을 아프게 합니다.
갈림길에서는
조금 더 짧은 거리를 선택했습니다.
좌측 코스는 아이젠이 필요하다는
선행자의 말에 미련 없이 포기했습니다.
짧은 거리,
하지만 가장 힘든 구간입니다.
경사가 급하고
응달에는 아직 눈이 남아 있어
자칫 방심하면 미끄러지기 쉬운 길입니다.
900m 지점에서
철쭉나무 군락지를 만납니다.
꽃이 피는 계절에 다시 오면 참 좋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고지는 바로 저기인데…”
이런 말이 절로 나오는 구간을 지나
마침내 정상부에 다다릅니다.
정상 부근은
아이젠이 필요할 만큼 눈이 남아 있었지만,
햇볕 덕분에 다행히 큰 어려움 없이 오를 수 있었습니다.
나무들의 윗부분이 부러진 모습을 보며
눈의 무게가 얼마나 무거웠는지 실감합니다.
하지만
탁 트인 양구 방면의 풍경은
그 모든 수고를 보상해 줍니다.
산에서는
모르는 사람도 금세 친구가 됩니다.
이날 정상에서
블랙야크 인증 챌린지에 진심인
‘산과 벗’님, ‘남양주상가벗’님을 만났습니다.
서로 사진을 찍어주고,
이야기를 나누고,
커피 한 잔의 온기를 나누는 시간.
사명산 정상에서는
가장 먼저 인증 사진을 찍고
GPS 발자국부터 남깁니다.
쉰움산에서의 실수를 떠올리며
이번엔 잊지 않았습니다.
사명산의 가장 큰 매력은
양구·화천·춘천·인제가 한눈에 들어오는 조망입니다.
화천 파로호 방면,
춘천과 인제 방면까지
360도로 펼쳐지는 풍경.
이날은 운이 좋아
멀리까지 또렷하게 볼 수 있었습니다.
정상석에는
앞면엔 한자, 뒷면엔 한글로
‘사명산’이라 새겨져 있습니다.
하산길에서 다시 만난 계곡 물소리는
올라갈 때보다 더 힘차게 들립니다.
겨울에 오면 더 장관이었겠다는 생각도 듭니다.
사명산은
사계절 모두 다른 얼굴을 가진 산 같습니다.
넘어진 소나무,
곧게 자란 낙엽송을 바라보며
조심스럽게 발걸음을 옮깁니다.
강원 20대 명산 인증 챌린지 덕분에
강원특별자치도의 구석구석을
이렇게 몸으로 만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의 소감은 단 하나입니다.
세상에 쉬운 산은 없다.
그래서 더 정직하고,
그래서 더 의미 있는 시간입니다.
남은 명산들도
안전하게, 천천히,
나와의 약속을 지키며 이어가 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