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악산 대청봉, 강원 20대 명산 인증 대청봉으로 완성

강원 20대 명산 인증 챌린지 제20편

by 원 시인


" 이 편은 대청봉이 아니라, 2024년의 마침표다"


2024년 10월 13일.
저는 설악산 귀때기청봉과 대청봉을 끝으로
2024년 강원 20대 명산 인증 챌린지를 완성했습니다.

산은 정복하는 대상이 아니라는 걸 알기에,
저는 늘 겸손하게 산을 대하고 싶습니다.
다만… 그날은 조금, 많이 특별했습니다.


귀때기청봉의 새벽이 남긴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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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계령 휴게소에서 출발해
한계령 삼거리까지 올라, 귀때기청봉을 왕복하고 돌아오니
딱 5시간이 지나 있었습니다.

귀때기청봉에서 맞이한
일출, 운해, 탁 트인 조망은
“왜 사람들이 설악산에 빠지는지”를 단번에 이해하게 만들었죠.

(귀때기청봉 산행기는 강원 휴 19편에 있어요)


오전 9시, 이제는 대청봉으로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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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때기청봉 왕복을 마치고 오전 9시,
한계령 삼거리에서 다시 출발합니다.

오늘의 코스는 길었습니다.
끝청 → 중청 → 대청봉, 그리고 오색 하산.

너덜바위의 거친 풍경이 끝나자마자
전혀 다른 설악의 얼굴이 펼쳐집니다.

“그래, 이것이 설악산이지.”

입에서 저절로 나오더군요.


단풍은 아쉬웠지만, 바위는 빛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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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는 단풍이 유난히 덜 예쁘다는 이야기를 들었는데
저도 비슷한 느낌을 받았습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단풍이 조금 부족한 자리에서
기암괴석은 더 또렷하게 빛나고 있었습니다.

어떤 바위는 사람 얼굴 같기도 했고,
멀리 운해는 아직 남아 있었고,
동해까지 시야가 트이는 날이었습니다.

한계령 삼거리에서 800m밖에 안 왔는데도
귀때기청봉 쪽과는 완전히 다른 분위기.
설악산은 참… 한 산 안에 여러 산이 들어 있습니다.


한계령 삼거리 → 대청봉 6k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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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청봉까지 6km,
저는 4시간을 목표로 잡고 오르기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늘 같습니다.
너무 아름다우면… 발걸음이 느려집니다.
사진을 담느라, 영상으로 남기느라,
“전진이 잘 안 되는 산행”이 되었죠.

하지만 그날은 그게 맞았습니다.
이런 날이 흔치 않으니까요.

그리고 솔직히 고백하자면,
저는 설악산을 오색 최단코스로만 두 번 올랐던 사람인데,
이번에 깨달았습니다.

이 풍경을 모르고 설악산을 평가할 뻔했다는 걸요.

다시 오른다면,
한계령 휴게소 → 한계령 삼거리 → 대청봉 → 오색 하산
이 코스로 다시 오르고 싶습니다.


끝청, 11시 58분 도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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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산행할 때
‘목표 지점’과 ‘도착 시간’을 정해 두는 편입니다.
그래야 저녁을 놓치지 않거든요.

그날도 끝청까지는
“12시 전에 도착”을 목표로 했고,
다행히 11시 58분, 끝청에 닿았습니다.

끝청에서 잠시 숨을 고르고
설악의 속살 같은 능선을 바라봅니다.
어떤 분이 공룡능선을 보며 “아름답다”라고 찬사를 하시더군요.
저도 같은 마음이었습니다.

하지만 하늘이 조금씩 바뀌기 시작합니다.
사진 속 우측, 대청봉 쪽 하늘이 심상치 않았습니다.
운해가 밀려오는 기운이 느껴졌습니다.


중청대피소 600m, 그리고 대청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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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청 능선을 타고 올라가면
공사 중인 중청대피소 현장이 보이고,
거기서 대청봉은 600m.

정상에 도착하니
역시나 바람이 엄청납니다.
축하 인사를 건네주는 분들과 짧게 인사하고
오래 머물지 않고 바로 하산을 결정합니다.

그날 저는
오색에 4시 30분까지 내려갈 계획이었고,
안전하게 그 계획을 지키며 내려갑니다.


대청봉 이후, 오색 하산은 “결코 만만하지 않다”

20241013_121912.jpg 구름이 몰려오는 정상부근에서
20241013_132156.jpg 설악산 대청봉에는 바람이 불고
20241013_142533.jpg 오색으로 내려가는 돌계단

오색 코스는 최단이지만
결코 만만한 길이 아닙니다.

오르는 길도 힘들지만
내려가는 길도 계단과 급경사가 많아
끝까지 집중이 필요합니다.

그날 깨달은 것도 하나 있습니다.


한계령 코스는
중간중간 능선을 걷는 구간이 있어
오색보다 덜 힘들게 느껴질 때가 있고,
무엇보다 볼거리가 훨씬 많다는 것.

투구꽃을 만나고,
바위에 받쳐 놓은 나무를 보며 감탄하고,
단풍을 아쉬워하면서도 한 컷 더 담고…
사부작사부작 내려옵니다.


12시간 30분의 하루, 그리고 완성

20241013_150919.jpg 아쉬운 단풍을 보며


새벽 4시 10분, 한계령 휴게소 출발.
귀때기청봉과 대청봉을 거쳐
오후 4시 40분, 남설악탐방센터 도착.

하루가 길었지만,
그날은 “긴 하루”가 아니라
“기억에 남을 하루”였습니다.


2024년 3월 1일 홍천 남산을 시작해
2024년 10월 13일 설악산 대청봉으로 마침표를 찍었습니다.

동기부여를 해준 나 자신에게,
함께 응원해 준 주변에,
산에서 만난 인연들(워낭소리님, 산과 벗님, 지민현 친구)에게
감사를 남깁니다.

그리고 산을 지키는 국립공원공단 직원분들께도요.
정말 대단한 분들입니다.


에필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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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강원 20대 명산 인증 챌린지는 산을 좋아 떠난 것은 아니었다.

업무의 연장으로 생각했지만 얻은 것이 많다.

힘들게 오른 귀때기청봉에서 바라본 운해와

두 번만에 오른 계방산과 두타산에서 산행정보의 중요성을 알았고,

대한민국 100대 명산도 도전해 보고 싶다는 도전의식도

그리고 무엇보다 혼자의 산행은 힘들다는 것을 알았다.


반성하는 것은 초반에는 인증을 위한 3월의 10개 인증을 몰아하면서

주변을 돌아보는 여유가 부족했던 점과

체력적으로 힘들었고, 나름의 산마다 아름다움이 있는 계절을 맞추지 못한 점이다.

그래도 고성 운봉산의 설경은 정말 아름다웠다.


2024년 최고 잘한 일은 강원 20대 명산 인증챌린지를 완등한 것이다.

나름의 자신감도 얻었고,

산을 오르며 마음의 여유와 심신의 안정을 찾아가는 시간이었다.

무사히 강원 20대 명산 인증을 마치며

브런치스토리에 남기는 시간은 먼 훗날 추억을 되돌아보기 위함이다.

그리고 2026년 강원 20대 명산 인증 챌린지에 힘차게 도전할 것이다.


20편의 < 강원 휴 > 강원 20대 명산 인증 챌린지편을 읽어주신 분들에게

진심으로 감사합니다.


KakaoTalk_20251229_034533453.jpg 2024년 강원 20대 명산 인증 챌린지 20좌 완주패치와 메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