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천에서 통일전망대까지 가는 길은
조금은 멀다.
하지만 나는 이 길을 갈 때
나름의 원칙을 하나 정해둔다.
길을
이동이 아니라
여행으로 만드는 것.
그래서 인제를 지나면
늘 38선 휴게소에 들른다.
소양강 호수를 내려다보며
따뜻한 커피 한 잔을 테이크아웃한다.
이곳에서 바라보는 풍경은 늘 좋다.
특히 가을,
단풍이 호수에 잠길 때면
분단이라는 단어조차
잠시 잊게 된다.
미시령을 넘어 고성에 도착하면
어느새 점심시간.
빠듯한 출장 일정 속에서
회 한 접시면 좋겠지만
대신 물회 한 그릇으로 바다를 맛본다.
겨울바다는
역시 고성이다.
민통선 신고를 하고
신분증을 확인받아야만
통일전망대에 오를 수 있다.
조금 번거롭지만
이곳이 가진 의미를 생각하면
자연스러운 절차다.
전망대에 서면
북쪽의 풍경이
손에 잡힐 듯 가까이 다가온다.
한때는 국도 7호선을 따라
금강산까지 차가 달리던 시절도 있었다.
남과 북의 사이가
지금보다 조금은 부드러웠던 시간.
망원경 너머로 바라보는 북쪽 풍경,
날이 맑으면 금강산 능선도
희미하게 모습을 드러낸다.
DMZ 동물들의 시뮬레이션 앞에서는
아이보다 어른이
더 오래 머무른다.
나는 늘 이곳에서
같은 생각을 한다.
언젠가 국도 7호선을 타고
금강산까지 계속 달릴 수 있기를.
동해 북부선 철도가
고성 제진역까지 이어지고
남과 북의 선로가 다시 연결된다면
길은 가장 먼저 화해할지도 모른다.
전망대에서 남쪽을 바라보면
6·25 전쟁기념관과
DMZ 박물관이 보인다.
조금 더 높은 시선으로
북쪽을 보고 싶다면
고성 통일전망타워에도 올라본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통일전망대에서 바라보는 바다.
분단의 최전선에 있지만
바다는 여전히 자유롭다.
파도는 국경을 모르고
빛은 어느 쪽도 가리지 않는다.
그래서 나는
고성을 좋아한다.
그리고 통일전망대를
강원도 고성 가볼만한 곳으로
조용히 추천한다.
길의 끝에서
다시 길을 꿈꾸는 곳이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