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만 알고 싶은 바다
거진항에서 화진포 호수로 가는 길,
바다는 길보다 먼저 나를 부른다.
전망대에 서면 동해는 설명을 요구하지 않는다.
낮에는 투명한 푸름으로,
저녁에는 코발트빛으로 하루를 접어준다.
여름이면 사람들은 바다로 들어가 스노클링을 하고,
길 위에서는 자전거가 국토의 끝을 향해 달린다.
백섬해상전망대에 서면
바다는 더 이상 멀리 있는 풍경이 아니다.
발아래에서 부서지는 파도 소리,
난간을 타고 올라오는 짠 바람,
그리고 저녁이 내려앉은 바다 위로
하나씩 켜지는 불빛들.
이곳은 전망대라기보다 마음의 끝에 가깝다.
걸어 나갈수록 말은 줄어들고,
생각은 파도처럼 느려진다.
낮에는 아이들이 바위 사이를 뛰놀고,
밤이 되면 바다는 다시
자기 자리로 돌아간다.
누군가의 하루를 삼킨 바다는
아무 일 없다는 듯 조용히 흔들린다.
그래서 백섬해상전망대는
사진을 남기기보다
머무는 법을 배우는 곳이다.
잠시 서서,
오늘의 속도를 바다에 내려놓고
아무 말 없이 돌아서도 괜찮은 자리.
고성의 밤바다는 그렇게
늘 사람을 배웅해 준다.
“이곳에서 바다는, 끝이 아니라 쉼이 된다.”
원 시인이 고성을 좋아하는 이유
이런 파도를 바라보며
혼자 있으면 위로가 된다.
열심히 달려온 삶에 토닥토닥하여 준다.
모든 고민을
모두 바다 준다.
그래서
나에게 고성바다는 최고의 안식처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