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성 휴, 바다를 보려거든 거진활어센터로

by 원 시인

고성 바다를 만나고 싶다면 거진 활어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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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진 활어센터에 들어서면
바다는 더 이상 풍경이 아니다.
여기서는 생활이고, 오늘이고, 밥벌이다.


수조 속에서 물살을 가르며 버티는 광어와 우럭,
가만히 엎드려 눈만 굴리는 도다리,
성게는 바다의 시간을 그대로 품은 채
아무 말 없이 제 자리를 지킨다.
그 옆에서 고무장화를 신은 사람들은
하루를 씻어내듯 물을 끼얹고,
고기를 만지며 오늘의 바다를 정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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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격을 흥정하는 목소리엔
장사꾼의 계산보다 날씨가 먼저 묻어나고,
“오늘 물이 좀 차네”라는 말 한마디에
어제와 오늘의 바다가 갈린다.


이곳 사람들은 신문보다 파도를 먼저 읽는다.

저녁 무렵,
천장에 매달린 불빛이 바닥에 길게 반사될 때
활어센터는 잠시 고요해진다.
하지만 그 고요는 쉼이 아니라
내일 새벽을 준비하는 숨 고르기다.
배는 다시 나갈 것이고,
바다는 또 다른 얼굴로 돌아올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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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진 활어센터는
관광지가 아니다.
누군가에게는 평생의 일터이고,
누군가에게는 집으로 가져갈 저녁이고,
또 누군가에게는 바다와 이어진 마지막 끈이다.

그래서 이곳의 냄새는 비릿하지 않다.
땀 냄새, 물 냄새, 하루를 다 써버린 사람 냄새가
겹겹이 쌓여 있다.


바다를 보러 왔다면
해변에서 사진만 찍고 돌아가지 말고,
이곳에 한 번쯤 서 보기를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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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진 활어센터에서
바다는 잡히는 대상이 아니라
함께 살아가는 이웃이라는 걸
조용히 배우게 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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