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월 휴, 에필로그

by 원 시인

에필로그, 시간이 머무는 도시


영월
강이 먼저 흐르는 도시다.

서강이 돌고
동강이 숨을 고르고
강은 서로를 만난다.

그 강 안에
왕의 시간이 있었다.
청령포의 고요와
장릉의 바람.

산에는
영원의 시간이 있었다.


법흥사의 숲과
요선암의 물.

강 위에는
사람이 놓은 다리가 있었고
산 위에는
석탄을 나르던 길이 남았다.


검은 산업은 지나갔고
별은 다시 떠올랐다.

예술이 들어왔고
정원이 피어났다.

시장은 여전히 열리고
역은 여전히 사람을 맞는다.


영월
크게 말하지 않는다.

그러나
지워지지 않는다.


시간은
이곳을 스쳐 지나갔지만
사람은 남았다.

왕도,
광부도,
시인도,
여행자도.


영월은
시간을 모으는 도시가 아니다.

시간이
잠시 머물다 가는 도시다.

그리고
그 머무는 순간을
조용히 기억해 주는 곳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