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하면서 밥해먹기 episode 4

첫 면도

by 다은

설날

세배를 마치고 덕담을 주고받는데

큰아이가 큰소리로 깍깍대며 웃는다

목소리는 물론이거니와

웃음소리도 평소 크지 않은데

어쩐 일인지 물었다


곁에 앉은 동생 수염이

수달 수염 같다고

한참이나 깍깍댔다


자세히 보니

소복이 올라온 수염이 진짜 있었다


이렇도록 몰랐다

미안하기도 했지만

최근에는 도통

얼굴을 마주할 새가 없었던 탓이라고

자조했다


면도는

아빠가 가르쳐주기로 했다

한 날 한시에 태어난

쌍둥이 동생은

얼굴 가득 여드름만 잔뜩이고

수염은 아직 먼듯해 보였다


어느새

저만큼 컸나 싶은 생각이

뭉클함으로 올라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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