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날
세배를 마치고 덕담을 주고받는데
큰아이가 큰소리로 깍깍대며 웃는다
목소리는 물론이거니와
웃음소리도 평소 크지 않은데
어쩐 일인지 물었다
곁에 앉은 동생 수염이
꼭
수달 수염 같다고
한참이나 깍깍댔다
자세히 보니
소복이 올라온 수염이 진짜 있었다
이렇도록 몰랐다
미안하기도 했지만
최근에는 도통
얼굴을 마주할 새가 없었던 탓이라고
자조했다
면도는
아빠가 가르쳐주기로 했다
한 날 한시에 태어난
쌍둥이 동생은
얼굴 가득 여드름만 잔뜩이고
수염은 아직 먼듯해 보였다
어느새
저만큼 컸나 싶은 생각이
뭉클함으로 올라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