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문일기

Episode 1. 해우소

by 다은

창틀을 청소하기에

비 오는 날이 안성맞춤이다.
여름도 다 지나가는데,

말마다 비가 온다는 핑계로

바깥 활동을 거의 멈추고 있는 요즘이다.

사실은 아이들의 입시로

시간도 마음도 여유가 없다.


창문을 열었다.


첫 번째 칸에는 먼지가 두터웠다.
닦은 지 얼마 되지 않은 것 같은데,
도로를 마주한 창문이라

어쩔 수 없나 보다.


두 번째 칸은 의외로 깨끗했다.
하지만 방충망을 뚫고 들어온
작은 곤충들의 마지막 모습들이

고요히 자리하고 있었다.
다음 생은 하루살이가 아니길,

잠시 그런 생각이 스쳤다.


세 번째 칸, 방충망을 슬며시

털어내다 보니
5센티도 안 되는 좁은 난간에

새똥이 몇 군데 묻어 있었다.
얼마나 급했으면

이곳에서 해결하고 갔을까.
치우기 더럽다기보다,

남겨진 흔적에 묻어난
그 새의 위기감과 고민이
순간 피식 웃음으로 터졌다.


뒤에서 뒹굴거리던 아들 녀석이
무엇 때문에 웃는지 궁금하다며
벌떡 일어나 창밖을 두리번거린다.
나는 괜히

창틀을 다시 한번 쓱 닦으며 말했다.

“누군가의 해우소였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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