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isode 2. 맨드라미
<맨드라미>
비가 오려나.
약속도 없이 하늘이 흐리다.
우산을 챙길까, 말까.
지하철역 다 와서야
한두 방울이 톡—
이마를 때린다.
이번 비에
이제 막 고와지기 시작한 은행잎이
젖을까 걱정이 된다.
빗물을 터느라 고개를 흔들었다.
오—
눈에 들어온 길다란 아이.
자세히 보니
머리가 잘린 맨드라미였다.
효수를 떠올렸다.
누가, 왜 그랬을까.
하나도 아니고 여러 그루였다.
나를 기다리고 있을
전철 시간에 늦지 않으려
발걸음을 멈출 수 없었지만,
길가의 그 녀석들에게서
시선을 거둘 수 없었다.
급기야—
가분수가 되어
비스듬히 길가에 눕고 있는
하나의 맨드라미가 눈에 들어왔다.
아하,
누군가
내년 봄! 씨앗을 위해
그리했나보다.
이제 막 단풍인데,
성급하게도
별써, 내년 봄 새싹이 기다려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