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문일기

Episode 3. 질긴 인연

by 다은

요즘 따라 유독

우리 집 아이들만
부모의 애를 태우는 듯

느껴진다.


직장에 다니느라

아이들을 곱게 키우지는 못했지만,
그래도 꿈과 희망을 잃지 않게 도와왔다고 믿었다.

그러나,

아이들 모두 꿈은 꾸지만
그 꿈을 향해 쏟을 열정이 부족하다는 생각에

내 조력이 부족했던가 아쉬움이 든다.


이런 마음이 혹시 갱년기 증상인 걸까.
괜히 아이들에게 모자람을 탓할까 봐
돌파구를 찾아보기로 했다.

‘내가 좋아했던 것, 잘했던 것,
칭찬받으며 신나게 했던 것들….’
그 기억을 다시 꺼내보았다.


동화구연!
국민학교 시절,

세상에 없는 그 오글거림을 참아가며
학교 대표로 나갔던 기억이 떠올랐다.
그때의 생생한 에너지를
이제 다시 한번 꺼내볼까.


검색을 하다 보니
동화구연 자격 과정을 운영하는 단체가 꽤 많았다.
‘오호라 이 인구가 이렇게 많았나?’
조바심이 났다.


그중 한번쯤 들어본 듯한 단체를 골라 전화를 걸었다.

걸걸한 중년 여성의 목소리.
역시나 이사장님이셨다.
동화구연을 통해 사회봉사를 하고 싶다고 말씀드리자
잘 찾아오셨다며
그날부터 바로 연습을 시작해 보자 하셨다.


며칠 동안 거실에서

내 안의 건강한 비위와
가족들에게는 정제되지 않은 소음을

양해받으며 연습했다.


드디어 이번 주말이 대회이다.

어제 지도 수업을 마치고
이사장님이 내 직업을 물으셨다.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그 단체 사무국장님의 남편분이
내가 근무하는 같은 조직에 계신다는 걸 알게 됐다.

그분은 단순한 동료가 아니다.
오랜 시간 함께 모임을 이어온,
소중한 인연이었다.

이사장님은 주말까지 참지 못하겠다며

이 반가운 소식을 빨리 나누고 싶어 하셨다.


아—
이 질기고도 고마운 인연이
내가 숨 쉬려고 찾아든

통로 앞에서
이미 나를 기다리고 있었나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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