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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재치 Oct 23. 2022

나의 상상이 현실이 되기까지

생각보다 몇 걸음

3개월 전 쯤 꿈 같은 일을 한 가지 이루고 돌아왔다. 주어진 일상을 평범한 템포대로 살아내는 것조차 버거워하던 내가, '산티아고'를 다녀왔다. 왜 하필 '산티아고 순례길'이었는지 등의 것들은 차치하고, 이 글에서는 내가 어떻게 실제의 기적을 만들어냈지를 되짚어볼까 한다. 이 여정의 시작이기도 하지만  여러모로 나에게 가장 중요한 지점이기에 이 글을 시작한다면 당연코 이 것이 먼저다.  


대학원을 시작하고, 힘든 사람들을 여럿 겪어내며, 나에게 주어졌던 막중했던 회사일을 잘 끝냈던 참이었던 나는 좀 다른 종류의 생각을 하기 시작했다.

 "쉬고 싶다. 진하게",  "정돈되지 않은 내 삶들을 좀 정리하고 싶다." "젊은 날의 방점을 찍고 싶다." 

정신없이 일단 이 것만 넘기고 보자라는 식으로 잇달아 살다보니, 내 나이는 벌써 서른이었고, 만나는 친구와는 결혼 이야기가 오고갔다. 내 인생의 다음 단계로 넘어가기 전, 정돈되지 못할 말큼 치열했던 내 여태껏의 젊은 날들에 기념스럽게 안녕을 고하고 싶었다.


그런 나의 명확한 마음들이 먼저였고, 그 '기념스러운' 아이템으로 결정하게 된 것이 '산티아고'였다.


남자친구는 내 그런 마음이 마음으로만 남지 않게, 응원과 실질적인 조언을 보태주었다. 하루는 데이트를 하면서 같이 비행기표를 검색해보았는데, 그 것이 내가 이 여정의 구체적인 그림을 그리게 된 날이었다. 막중하면 더 일을 미루는 내 성미를 아는 남자친구가, 그런 시간들을 통해서 나의 등을 떠밀어 주었다.


서른무렵의 내 친구들은, 나의 결심이 진심으로 이루어졌으면 하고 바래줬다. 비슷한 상황 속, 어떤 대리만족감의 마음이었을지도 모른다. 어쨌거나, 내 주위의 어떤 이들도 그 선택이 무모하다는 등의 이유로 말리지 않았다.


이제 관건은 회사였다. 가능한한 많은 연차를 내야했고, 여정동안 회사일을 계속해서 돌아보지 않으려면 동료들의 팔로업이 필요했다. 일의 공백이 있을거라는 수 번의 계산 끝에 정한 연차일정이었지만 도무지 내뱉는게 쉽지가 않았다. 부장님이 허락하지 않으시면? 부서원들이 실은 나의 휴가를 바라지 않지는 않을까? 갑자기 중요한 일이 터지면 어떡하지? 그렇지만, 정말 감사하게도 조직은 나를 배려해줬고, 나의 이기적인 마음을 보태 휴가일정을 성사시켰다. 


그렇게 생각보다 몇 걸음이 되지 않아, 나의 상상은 현실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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