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촌에 있는 책방 무사라는 곳을 들렀다. 그곳의 책방 주인이 가수 요조였다. 최근에 티브이에서 몇 번 봐서 알았는데, 젊은 여자분들에게는 굉장히 유명한 가수라고 한다. 아쉽게도 책방을 지키고 있던 사람은 요조는 아니었다.
책방에는 책들이 양 옆으로 정갈하게 배치되어 있었다. 주황색의 타일과 감각적인 사진들이 함께 놓여 있어 마치 운치 있는 미술관에 온 느낌이 들었다. 평소 내가 생각했던 독립서점은 3평 남짓한 투박한 공간에서, 내 방의 빨랫감처럼 어지러이 놓인 책들의 모습이었다. 그러나 이곳은 확실히 예술가인 책방 주인의 감각과 일정 수준 자본의 향기가 느껴졌다.
책방을 방문하면 책을 가급적 마음에 안 들어도 사려고 하는 편이다. 독립서점에 관심을 갖게 되면서 독립서점 주인의 이런저런 가벼운 주머니 사정을 알게 되었기 때문이다. 물론 주머니 사정이야 나도 그렇게 여유롭진 않지만, 생각해 보면 책 한 권에 1~2만 원 정도 지불하는 것은 아깝지 않은 행동이다.
그 책 한 권으로 나와 생판 본 적 없는 사람의 얘기를 들을 수도 있고, 직접 여행을 가지 않아도 세계를 경험할 수도 있고, 어쩌면 내 인생의 항로도 바뀔 수 있다는 점에서 책에 지불하는 가격은 어쩌면 그것이 주는 것 대비하여 극히 적은 값일지도 모르겠다.
다른 면에서는 책방 운영을 하시는 주인에게 이 사회에 다양성을 제공해 준 것에 감사한 것도 있다. 교보문고나 영풍문고를 가면 어디든 비슷한 류의 책들이 들어서 있다. 물론 그 책들도 다 훌룡하지만 어쩐지 내가 원하는 분위기의 서점은 아니었다.
그러나 독립서점에서는 마음이 푸근해지게 하는 점이 있다. 그래서 더욱 독립서점을 일부러 찾아가게 된다.
물론 어떤 아파트 단지에는 독립서점을 상가에 유치하기도 한단다. 그럴때면 독립서점이 주는 투박함, 서정성까지도 이 사람들이 가져가려는구나라는 얄미운 마음도 든다.
획일화된 공간에서 살면서 독립서점이라는 비효율적인 공간을 향유하고자 하는 마음은 무엇일까? 그것에 대한 그리움? 힙한 문화를 향유하려는 마음? 우리 아파트 단지의 서정성을 돋보이고자 하는 마음?
그런 게 다 무슨 상관일까 싶기도 하다. 어쨌거나 책을 두 권 사고 나와 근처 카페에서 책을 읽기 시작했다. 책은 좋은 것이며, 조용히 혼자만 알고 있으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