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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주호 Oct 31. 2017

어머니 사랑합니다.

어머니의 존재에 대해서 한 번 더 깨닫게 되었다.

  유년기 때는 어머니는 무서웠지만 따듯하신 분이었다. 유치원 때 잘못을 저지르면 빗자루로 발바닥을 때리셨다. 하지만 때린 후 눈물로 나를 안아주시던 분이시다. 초등학교에 들어가고 때리지는 않으셨지만, 어머니의 사랑을 받아 학창 시절에 삐뚤어진 방향 가지 않았다. 나쁜 길로 가려고 할 때마다 바로 잡아주셨다. 그이 유로 청소년 때는 술과 담배를 아예 하지도 않았고 도덕적인 판단을 할 수 있게 됐다.


  2015년 여름쯤 사건이 발생했다. 한국에 오고 나서 며칠 후 짐 정리를 하고 있었다. 어머니는 청자켓을 보더니 빨아야겠다고 말했다. 나는 빨지 말라고 신신당부를 했다. 청자켓을 거금을 들여 샀기 때문이다. 어머니는 알겠다고 했다. 하지만 내가 없을 때 어머니는 까먹으셨는지 청자켓을 세탁기에 넣고 빨아 버렸다.


  나갔다가 집에 온 나는 건조대에 널려져 있는 청자켓을 보았다. 청자켓은 주름이 쭈글쭈글해져 있었고 사이즈도 작아졌다. 게이즈가 상승됐다. 청자켓을 현관문 밖으로 던졌다. (나름 화가 났다고 표시하고 싶었다.)


  몇 시간 후에 어머니가 집으로 들어오셨다. 나는 엄마를 보자마자 왜 옷을 빨았냐며 엄마에게 화를 냈다. 어머니는 밖에 버려져 있는 옷을 보고 나를 보더니 “어떻게 재킷이 이렇게 됐지?” 라며 말했다. 그리고는 “주호야 미안해”라고 반복해서 말했다. 나는 다음부터 내 옷에 손을 대지 말라며 문을 닫고는 내방으로 들어왔다.


  시간이 지나 저녁이 되고 나서야 기분이 가라앉았다. 후회가 됐다. 과연 내가 이딴 청자켓 때문에 엄마에게 화를 낼 수 있을까?라는 생각을 했다. ‘엄마에게 화를 낸 이유는 무엇인가?’라는 생각을 했다. 어머니에게 화난 걸 보여주기 위해서 라는 결론을 내렸다. 정말 바보 같았다.


  청자켓은 일하면 또 살 수 있지만, 내가 화를 내서 어머니에게 준 상처는 돈을 주고 치유를 할 수 없었다. 그리고 어머니의 존재는 한번 시간이 흘러가면 다시 돌아올 수 없었다. 순간 눈물이 핑 돌았다. 내가 실수하고 또 실수했다.


엄마라는 존재

어렸을 땐 호랑이 같은 엄마였는데

시간이 지나면서 내가 엄마한테 화내고 있는 사람이 되어버렸다.


  그러고 나서 저녁 11시쯤 안방으로 들어갔다. 어머니는 이미 방에 불을 끄고 잘 준비를 하셨다. 하지만 주무시진 않았다. 엄마 옆에 누웠다. 그리고 말했다.


“엄마 미안해, 청자켓 그거 뭐 별것도 아닌데 괜히 화내서”

엄마가 말했다.

“주호가 아끼는 청자켓인데 엄마가 그래서 엄마가 더 미안하지”

“아니야, 엄마 근데 그거 알아? 청자켓 쭈글쭈글한 거 더 빈티지해 보이고 더 이뻐, 빨기 잘한 거 같아 고마워~"


그렇게 나에게 좋은 길을 안내해 주신분인데..

있을 때 최선을 다하고 잘해드리자.


어머니 사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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