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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George Chung Jan 31. 2021

6장. Acabado. 미지의 땅. 남미(보니또)

보니또, 보니또, 아름다움이란 이름의 도시.

보니또는 이과수에서 참 멀면서 가깝다. 거리로는 800킬로미터밖에 안되는데 중간중간 환승을 해야 해서 거의 하루 이상이 걸린다. 정말 힘들게 보니또에 도착했을 때는 벌써 저녁이다. 다행히 버스정거장과 숙소가 가까워서 가보니 주인이 잠시 자리를 비웠단다금방 겠다고 말하기에 문 앞에 잠시 걸터앉는다. 곧 주인이 와서 체크인을 도와준다. 진짜 좋은 주인이었다. 가족 모두 친절하고 친근하게 대해주셨다. 같이 밥도 나눠먹고 편안히 쉴 수 있었다.

우리는 체크인후 짐을 푼 뒤 바로 여행사로 간다. 내일 이곳에 온 주 목적인 리오 수쿠리 스토클링을 하기 위해서이다. 가격은 저렴하진 않지만 사진만으로도 두근거리기 시작한다.

보니또는 어둠에 잠기기 시작하고 내배도 위산이 가득해질 즈음 근처 큰 마트에서 먹을 것을 산다.

브라질은 식당은 매우 비싸다. 한국 그 이상. 관광지면 한 끼 2만 원 정도 잡아야 한다. 반면에 식재료가 매우 저렴하다. 소고기 등심, 안심이 1킬로에 7000원 정도였. 삼겹살도. 과일은 말할 필요가 없다. 그냥 먹고 싶은 거 다 먹어보길 바란다. 우리는 빵과 햄버거 패티, 과일 그리고 야채를 산 뒤 숙소로 돌아온다. 숙소에 공동 주방이 있어서 밥을 해 먹기로 한다. 패티를 굽고 재료를 손질 중에 숙소 주인이 다가온다. 그와 이런저런 대화를 나눈다. 유쾌한 시간이다. 밥을 먹고 나니 피곤이 몰려온다. 오늘은 그만 씻고 자기로 한다.


다음날 아침. 드디어 남미를 오면서 기대했던 것 중 하나인 리오 수쿠리로 떠난다. 리오는 브라질어로 강이란 뜻이다. 즉 수쿠리 강이다. 이곳은 세계에서 가장 맑은 강으로도 유명하다. 우리는 이곳에서 스노클링을 할 예정이다.

투어를 위해 버스를 타고 이동한다.

베이스캠프에 시끄럽게 우는 새가 있길래 하나 찍었다. 후에 찾아보니 붉은 다리 카리아마라는 새이다. 설명에는 울음소리가 커서 몇 킬로미터 밖에서도 들린단다. 그럴만한 것 같다.

선블록, 화장품을 모두 씻어내고 잠수복으로 갈아입는다. 이곳은 바닥을 밟아 자연이 손상되는 걸 막기 위해 물에 떠서 내려가는 법을 배운다. 만약 힘들다면 배로 올라오라고 가르친다. 사실 수심이 5미터 이상되는 곳도 많다. 그래서 발로 바닥을 밟을 일이 잘 없긴 하다.

교육이 끝나고 장비를 챙겨 트럭으로 옮겨 탄다. 이제 본격적으로 시작이다.

트럭에서 내려 스노클링 시작점으로 가는 길. 정글을 걸어간다. 때 묻지 않은 맑은 자연임이 느껴진다.

지나가는 길에 만난 작은 연못. 진짜 맑다. 하얀 모래와 푸른 물빛이 비현실적으로 느껴진다.

시작점. 가이드들은 저 배를 타고 가다가 쉬고 싶은 여행객들을 끌어올려준다. 물 깊이가 5미터 정도인데 바닥이 보인다. 정말 물이 맑다. 아직도 이 강을 잊지 못한다. 몇 년 후 친구에게도 이곳을 추천해주었는데 그들도 만족했는지 사진을 많이 보내주었다. 추억이 떠오르며 다시 가고 싶다는 생각이 가득해진다.

도착점에서 사진 한 장씩 남겨본다.

다시 트럭을 타고 돌아온 뒤 샤워를 하고 나니 해가지기 시작한다. 몇 시간씩 떠있었으니 배고픔이 몰려온다.

다시 보니또로 돌아와 짐을 풀고 나니 밤이다. 내일 투어를 예약한 뒤 길을 다니다가 봐 둔 버거집에서 저녁을 먹는다. 배도 찼으니 기념품점을 돌아다닌다. 사탕수수로 만든 술을 하나 산다. 보니또는 관광지라 치안이 상당히 좋다. 한 밤에도 사람들이 많이 돌아다녀서 안심이 되는 곳이다.


오늘은 튜빙을 하기로 한다. 튜브를 타고 강 상류에서부터 내려가는 것이다. 개인적으로 레펠을 타고 동굴로 가는 걸 하고 싶었지만 정말 비쌌다. 아쉬움을 남기기로 한다. 하지만 튜빙도 매우 만족스러웠다. 강을 따라 내려가면서 급류도 지나가고 잔잔한 곳에서는 같이 게임도 하고 튜브에서 내려 수영도하고 놀았다. 튜브 위에서 서보겠다고 어찌나 물을 먹었던지...

튜빙을 하는 베이스캠프(Parque Ecologico Rio Formoso)는 리조트 같은 느낌이었다. 꽤 큰 호수가 있었는데 거기에 짚라인부터 시작해서 패들보드, 카약 등등 공짜로 이용할 수 있는 게 많았다. 우리는 벤치 하나를 차지하고 오늘 가져온 점심을 먹으며 물놀이를 즐기다가 숙소로 돌아왔다. 시간과 돈만 허락된다면 며칠 더 쉬면서 액티비티도 많이 해보고 싶다.

이제 내일이면 우리는 리우 데 자네이루로 떠난다. 볼리비아에서 만나 아타카마로 같이 넘어간 일행 중 한 명이 브라질 출신이었기에 그 친구랑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다가 브라질 치안에 대한 이야기가 나왔다.


나: 브라질 치안이 안 좋단 이야기는 들었는데 어느 정도야?

치아고: 음... 진짜 위험해. 관광지 밖으로는 절대 가지 마.

나: 리우도?

치아고: 얍.


갑자기 겁이 나기 시작했다. 그런 이야기를 들었으니 뭐... 걱정 반 기대 반 어깨에 짊어지고 리우로 향하는 버스에 몸을 싣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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