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날의 셔터와 오늘의 프레임. 아이폰 7 플러스와 15 프로를 두고 하는 이야기다.
아이폰 7 플러스는 2016년에 사전 예약으로 구매한 제품이다. 구매 당시 매트 블랙과 제트 블랙 사이에서 한참을 고민했다. 애플은 무언가 제트 블랙을 밀고 가는 듯한 뉘앙스를 풍겼고, 조금 더 신경 써서 색을 입혔다는 인상이 강했다. 결국 나는 제트 블랙을 선택했다.
세븐 플러스를 메인 폰으로 사용한 기간은 2016년 10월 21일부터 2019년 3월 25일까지다. 이 스마트폰을 이야기하면서, 그 시절을 빼놓고 말하기는 어렵다.
가장 먼저 떠오르는 기억은 그녀와의 시간이다. 우리는 썸을 타고 있었고, 겉으로 보기에는 보통의 연인들처럼 행동했지만 공식적인 연인 관계는 아니었다. 영화 〈500일의 썸머〉 속 남녀 주인공 같은 관계였다.
세븐 플러스는 여느 스마트폰처럼 우리의 대화를 이어주는 매개였다. 메시지를 주고받고, 영상 통화를 하고, 하루의 끝과 시작을 오갔다. 그 카메라로 그녀를 찍고, 나를 찍었으며, 함께 떠났던 오사카의 바다와 풍경을 셔터로 하나씩 담아냈다. 그 이미지들은 모두 그 시절의 공기와 감정을 고스란히 품고 있다.
지금 사용 중인 15 프로에는 이런 이야기가 없다. 성능은 훨씬 좋아졌지만, 개인적인 애착만 놓고 보면 세븐 플러스와는 비교가 되지 않는다. 거의 사용하지도 않을 이 스마트폰을 굳이 새 배터리로 교체하려는 생각을 하는 것도, 결국은 그 안에 남아 있는 기억 때문이다.
세븐 플러스는 2019년 이후 내 손을 떠나 아버지의 메인 폰이 되었다. 중고로 30만 원에 넘겼다. 그러다 최근, 어머니가 갤럭시 S25로 기기를 바꾸면서 이전에 사용하던 갤럭시 S21을 아버지에게 주었고, 그렇게 세븐 플러스는 다시 내 손으로 돌아왔다.
지금의 나는 더 좋은 카메라와 더 빠른 프로세서를 손에 쥐고 있지만, 어떤 프레임들은 여전히 그날의 셔터 속에만 남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