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자기만 가족을 생각한다고 생각하실까?
잡은 사람이 대장인 것이 세상에 두 가지가 있다. 술자리에서 술병을 먼저 잡은 사람, 차량 운전대를 잡은 드라이버 이 두 사람이다.
형님이 형수와 한바탕 하셨다고 한다. 장거리 운행을 하면서 드라이브에 신경을 집중하고 있는데 뒤에서 '이래라저래라' 하도 잔소리가 많아 차를 세우고 키를 좌석에 던져 버리고 나와 버렸다고. 얼마 후 딸의 전화에 어쩔 수 없이 돌아가 다시 차량을 몰고 귀가를 하셨다고.
몇 년 전 가족들과 템플스테이를 위해 서울에서 출발하던 기억이 떠올랐다. 고속도로가 차량에 조금 밀리자, 뒤에 앉아 있던 와이프가 외곽으로 빠지라고 요구를 한다. 자기가 이 길을 잘 안다고. 나는 네비게이트를 믿고 가는 것이니 가만히 있으라고 했다. 외곽으로 빠진 후 길을 몰라 주저하면 뒤에서 또 듣기 싫은 잔소리와 대결을 해야 하기 때문이었다. 편안하게 운전할 수 있게 가만히 있으라고 했지만, 구시렁구시렁 외곽으로 빠지지 않은 것에 대한 질책과 더불어 자기의 말을 들어주지 않는다는 불만까지 쉬지 않는다. "그만합시다"를 세 번 정도 했을 것이다. 더 이상은 못 참고 내가 마지막에 할 수 있는 욕, *발이 입에서 터져 나왔다. "그럼 네가 운전을 하던가!" 고속도로에서 차선변경도 무서워 4차선으로만 달리는 작자가 이래라저래라 말이 많은 지. 차를 갓길에 세우고 안 가겠다고 시위를 하고 딸과 아들이 엄마에 대해 질책을 하고 나를 달래고 나서야 다시 운전을 시작했다.
어쩜 두 사람의 경험이 이렇게 똑같을까? 속도를 조금 올리기라도 하면 아이들이 타고 있는데 왜 이렇게 위험하게 모냐고. 제한 속도 규정에 맞춰 운행을 하는데도 그냥 내가 하는 짓이 다 미운 것 같아서 저러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자기는 자식 생각하고, 나는 애들 잡아먹으려고 운전하냐!'
왜 서로의 말이 이렇게 기분 나쁘게 들릴까? 믿음과 사랑이 없어서일까? 조용히 잘 살다가도 마음을 긁는 듯한 표현들이 나를 정말 화나게 하는 경우가 있다. 정말 여자와 남자의 말을 다른 것일까?
형님의 싸움 이야기에 전적으로 동의하면서도 한 편으로 왜 그렇게 싸워야 할까?라는 의문은 해결되지 않는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