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자의 돈 냄새 맡는 법을 어디서 나올까?
며칠 전 영업을 마치고 숙소로 가는 도중 길가 맞은편 한 곳이 환하게 불을 밝히고 있었다. 푸드코트였다. 야외에 그것도 주변에 이렇다 할 매장들이 없는 곳에 푸드코트가 생긴 걸 보고 '어이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멀리서 안쪽을 살펴보니 고객들도 별로 없는 듯하여 '그러면 그렇지!'라고 내 추측에 만족했지만, 이미 우리 매장이 문을 닫은 시간이니 이곳도 고객들이 모두 나가고 없을 시간이라는 생각에 어제저녁 다시 그곳을 찾았다.
입구 주차장이 오토바이들로 가득 차 있었다. 매장 전면에 차량 주차장이 있었는데 몇 대의 차량이 세워져 있었다. 푸드코트 안으로 들어가자 사람들로 면전성시를 이루고 있었다.
'우와... 무얼 파는데 사람들이 이렇게 많은 거야?'
가족단위로 찾아와 자리를 차지하고 테이블 위에 음식들을 놓고 식사를 즐기고 있었다. 푸트코트 매장을 살펴보니 모두가 저렴한 음식 메뉴들이다. 쌀국수로부터 분짜, 반세오, 껌땀 등 거리에서 쉽게 구할 수 음식들과 베트남식 샤부샤부 요리들이 주를 이루고 있었다. 사람들이 많이 모인 이유가 여기 있는 듯하다. 저렴한 가력으로 가족들이 와서 조금은 고급 외식을 즐기는 맛이라고나 할까?
베트남 소도시 푸미의 야외 푸드코트 Kim Thoa (youtube.com)
주차장에 차량은 많지 않고, 오토바이들로 꽉 찬 이유를 알았다. 저렴한 가격대의 음식으로 서민들이 분위기 있는 외식을 즐길 수 있도록 만든 것이다.
그런데 한 가지 궁금한 점이 있었다. 매장 바로 입구에 금은방 같은 매장이 자리하고 있는 것이었다. 금도금을 한 각종 조각품들과 분재 나무 등을 이용한 장식품, 염주, 묵주 등을 파는 매장이었다. 신기한 눈으로 상품들을 영상에 담고 있는 도중 한 조각품이 내 눈에 쏙 들어왔다. 닭을 조각한 상품이었다. 가격을 물어보니 이 상품을 판매를 하지 않는 것이라고 한다. '이게 정말 마음에 드는데...' 일부러 몇 번을 얼마냐고 물어보니, 매니저로 보이는 직원이 다른 닭 조각품을 가져온다. 속으로 놀랐다. '이게 더 좋은데?!!' 가격을 물어보니 4백만 동, 한국 돈으로 20만 원이 넘는다. 이 상품을 보고 있으니 매니저가 아까 판매를 하지 않는다던 상품 가격이 3백만 동이라고 한다. 4백만 동짜리는 너무 비싸 안 사고 갈 것 같으니 안 판다던 것을 가격을 부르는 것이리라. 하지만 난 4백만 동짜리에 이미 흠뻑 빠져 버렸다. "오늘 구입을 하면 10% 할인을 해 줄 거냐?"라고 물으니 옆에 사무실 같은 공간으로 갔다 오더니 "오늘만 OK"라고 한다.
푸드코트 시장조사 갔다가 다른 상품에 홀린 것이다. 매장에 돌아와서도 몇 번을 지갑을 열었다 닫았다 했다. '필드 한 번 안 나가면 되는 것을... 그럼 평생 보면서 흡족해할 것을' 했다가 '충동 구매 하면 안 되는데...' '장식품 하나에 20만 원을 주고 사다니...' 여러 생각이 오갔다.
결국 자전거를 다시 타고 매장으로 갔다. '나중에 한국 갈 땐 어떻게 가져가지?'라는 고민까지 하면서. 매장에서 대금을 지급하고 영수증 발행을 요청하니 푸트코트 매장 이름인 Kim Thoa 상호의 영수증이 발급되었다. 그리고 영수증은 옆에 마련된 아까 그 사무실에서 발행해 오는 것이었다. 사장으로 보이는 남성이 테이블에 앉아 있고 와이프로 보이는 여성은 아래 소파에 앉아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아 저 사람들이 사장 부부이구나'라는 생각이 들면서 속으로 '정말 돈 냄새를 잘 맡는구나'라며 감탄했다.
어떻게 이런 발상을 해서 서민들을 위한 푸트코트를 만들 생각을 했을까? 그리고 자기의 본래 사업인 귀금속 매장을 집어넣어 일거양득을 취한다는 발상이 대단한 것 같았다. 배보다 배꼽이 더 큰 장사를 하면서 사람들을 모으고 돈도 모으는 것이다.
숙소로 가져온 닭 조각상이 그 사람들의 아이디어나 행운을 조금이라도 담아 왔으면 하는 바람으로 숙소의 테이블을 깨끗이 정리하고 자리를 잡아 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