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군인은 휴가도 없나?

베트남의 군대 조직과 군 복무 사례

 2024년 기준으로, 미국의 군사력 평가 기관인 글로벌 파이어파워(Global Firepower, GFP)가 발표한 순위에서 베트남은 19위를 기록했다. 이는 5위인 한국에 비하면 많이 떨어지지만, 50여만 명의 군대를 가지고 인도네시아의 뒤를 이은 2위의 군사 강국 중의 하나라고 할 수 있겠다. 

 필자가 이상하게 느낀 점은 하노이와 호찌민시 등 대도시에서도 휴가를 나온 군인이나 군대의 모습을 발견할 수 없었다는 것이다. 군대와 군인은 도대체 어디에 있는 것이고, 군에 한 번 입대하면 휴가도 나오지 않는가?라는 의아함이었다. 베트남의 군대와 군인에 대해 살펴보고, 왜 군인들은 도시에서 보이지 않는지에 대해 살펴보았다. 

 베트남은 한국과 같은 징병제를 채택하고 있다. 모든 남성은 18세에서 25세 사이에 군 복무 의무를 수행해야 하며, 주로 2년의 의무복무 기간이 있다. 일부 특수 직종(공군, 해군, 방공포병 등)의 경우에는 3년간 복무하기도 한다. 대학이나 고등교육을 받은 경우에는 연기하거나 다른 방식으로 대체할 수도 있다. 또한 대도시의 많은 젊은이들이 군에 복무하지 않는 점이 신기했는데 그 이유는 징병 대상자는 매년 약 100만 명가량 되지만, 실질적으로 복무하는 인원은 선택적으로 제한되기 때문이다. 매년 징병대상자는 약 100만 명이나 되는데 소요되는 신규 군인은 약 25만 명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이 또한 베트남이 복 받은 나라로 불리는 이유 중에 하나일 것이다. 

 베트남 인민군(People’s Army of Vietnam)은 베트남의 모든 군사 활동을 총괄하는 조직이며, 육군, 해군, 공군으로 나뉘어 있다. 이 외에도 베트남의 준군사 조직인 인민경비대와 민병대가 있다. 베트남은 동남아시아 내에서 강한 군사력을 보유한 나라로 평가되는데, 약 50만 명의 현역 군인을 보유하고 있으며, 준군사 조직까지 포함하면 약 500만 명에 달할 수 있는 인력 자원이 있다. 이들은 주로 국경 수비와 해양 영토 보호 역할을 수행한다. 

 육군은 병력이 가장 많은 부대이며, 다양한 전차와 장갑차, 야포 등을 보유하고 있다. 공군은 MiG-21, Su-22, Su-30 같은 러시아제 전투기를 주로 사용하며, 공중 방어와 해상 보호 임무에 투입된다. 해군은 주로 해안 경비와 섬 지역 방어를 담당하며, 소형 잠수함과 미사일 호위함, 순시선 등의 함정을 보유하고 있다. 육군이 강력한 이유로는 무엇보다 중국과의 국경대치 때문일 것이다. 

 베트남 군대는 전통적으로 방어 전략을 중시했다. 과거 베트남 전쟁 경험을 바탕으로 한 유연한 전술과 게릴라 전술로 유명하며, 이런 전략은 외부의 위협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설계되었다. 특히 베트남은 해상 분쟁이나 국경 분쟁에 대비해 남중국해와 인접한 해양 경계를 보호하는 데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현재 러시아와 인도, 이스라엘 등 여러 나라와 협력하여 군사 장비를 현대화하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러시아산 잠수함, 미사일 시스템 등을 도입해 해군 전력을 강화하고 있으며, 인도와의 협력으로 미사일 기술도 발전시키고 있다. 

 베트남의 국방비는 약 GDP의 2% 수준을 유지하며, 그리 높은 편은 아니지만 지속적인 투자가 이루어지고 있는데, 이는 경제 성장과 함께 군사력 강화를 목표로 하는 전략에 따라 이루어지고 있는 것이다. 베트남의 군사력은 동남아시아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으며, 특히 지역 안보 협력에서 중국을 견제하고, ASEAN 내 안정적인 위치를 유지하는 데 기여하고 있다.

 앞서 언급했듯이 50만여 명이 되는 군인들은 왜 거리에선 보이질 않는 것일까? 

 베트남의 대도시인 호찌민시와 하노이에서 군인을 거의 볼 수 없는 이유는 베트남의 군대 운영 방식과 사회적인 관행, 그리고 베트남 군대의 특유의 배치 방식에 기인한다고 한다. 

 베트남은 한국처럼 군 복무 중인 군인들이 도시로 휴가를 나오는 문화가 크게 발달하지 않았다. 베트남에서는 군인들이 기지 내에서 대부분의 시간을 보내며, 외출이나 휴가가 제한적이다. 특히 의무 복무를 하는 징집병의 경우 도시로 자유롭게 외출하는 문화가 형성되어 있지 않다. 이는 베트남의 군대가 대중의 눈에 보이지 않도록 배치되는 경향과도 관련이 있다.

 베트남에서는 군대가 주로 외곽 지역이나 국경 지대, 해안 경비 지역에 배치되어 있고, 수도 하노이나 호찌민시 같은 대도시의 중심부에는 군부대나 기지가 많지 않다고 한다. 군인들이 도시에서 일상적으로 보이지 않는 이유이다. 이는 주로 치안과 질서를 위한 경찰 및 보안 인력이 배치되는 한국과는 다른 점이다.

 또한 베트남 사회는 군 복무와 일반 사회생활을 엄격하게 구분하는 편이다. 그래서 베트남 군인들은 복무 중에는 일반 시민들과의 교류가 제한적이며, 주로 군 시설 내에서 생활하고 훈련한다. 휴가나 외출 시에도 군복 대신 사복을 입도록 장려하여, 휴가 중인 군인이라도 일반 대중과 쉽게 구별되지 않게 하는 경우가 많다.

 대도시에서는 공안(경찰)과 보안 부대가 치안과 질서를 유지하는 주요 역할을 담당한다. 특히 호찌민시와 하노이 같은 대도시에서는 군대 대신 공안이 주요한 보안 임무를 수행하며, 대도시의 시위나 공공질서 유지를 위해 활동하는 것은 공안 부대이다. 베트남 군대는 국가 방위를 위해 외곽 지역에 집중되어 있기 때문에 대도시에서 볼 기회가 적게 되는 것이다. 

 또한 군 복무를 마친 대부분의 군인은 즉시 민간 생활로 복귀하며, 제대 후에는 군과 관련된 활동보다는 자신의 직업이나 일상생활에 더 집중하게 된다. 이런 이유로 복무 중이거나 제대한 군인이 군복을 입고 대도시에서 활동하는 모습은 흔치 않은 것이다. 

 대규모의 군대와 군을 보유하고 있으면서도 외곽의 국가 방위에만 집중하고, 군 생활도 일반 사회생활과 철저히 분리되는 생활을 하는 이유들로 인해 베트남의 대도시에서는 군인을 거의 볼 수 없는 것이다. 

 다음으로는 한국과 베트남의 군대와 경찰의 역할과 권한에 대해 살펴보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