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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정호 Nov 28. 2024

베트남 여성의 목욕문화 이야기

베트남 여성의 청결함과 숨겨진 전통

 50이 넘은 나이에도 아리따운 여성이 옆을 지나가면 자연스럽게 고개가 돌아간다. 마음속으로 '안녕, 난 서울에서 온 정호야'라고 농담을 던져보곤 한다. 베트남 여성들은 특히 더운 날씨에도 땀 냄새 없이 깔끔한 옷차림을 유지하는 모습이 돋보인다. 이런 청결함을 보며 그들의 생활 방식에 대해 자연스럽게 궁금증이 생겼다. '베트남의 집들은 욕실이 모두 따로 있을까? 만약 없다면 여성들은 어떻게 샤워를 할까?' 이런 의문이 머릿속을 맴돌았다.


 베트남의 시골이나 소도시의 집 구조는 지역과 경제적 여건에 따라 다양하지만, 전통적으로 욕실과 화장실이 집 안에 있는 경우도 있고, 별도로 집 밖에 마련된 경우도 있다. 특히 오래된 집이나 전통적인 가옥에서는 현대식 욕실이 없는 경우도 여전히 존재한다. 이런 환경에서 여성들이 샤워를 하는 방법은 문화적 특성과 지역별 생활 방식에 따라 독특하게 발전했다.


 도시 지역이나 새로 지어진 집에서는 대부분 집 안에 욕실과 화장실이 결합된 형태로 마련되어 있다. 현대식 욕실은 샤워기, 세면대, 화장실이 함께 있는 구조가 일반적이다. 하지만 전통적 집 또는 오래된 집에는 욕실이 집 밖에 있는 경우가 많다. 화장실과 욕실이 분리되지 않고 하나로 사용되거나, 간단히 물탱크와 대야만 있는 형태도 있다. 시골 지역에서는 집 주변에 물탱크(큰 항아리나 플라스틱 통)를 두고, 이를 샤워 공간으로 활용하는 경우도 많다.


 욕실이 없는 경우에도 베트남 여성들은 다양한 방법으로 샤워를 하면서 청결을 유지한다. 

 집 밖에 간이 샤워 공간을 마련해 물을 사용하는데 이때, 나무나 천막 등으로 가린 간이 샤워 공간을 만들어 프라이버시를 지킨다. 물탱크나 항아리에서 물을 길어 대야에 담아 사용하며, 간단한 바가지(베트남어로 gáo)를 사용해 물을 뿌리면서 샤워를 한다. 

 한편, 공동 우물이나 공용 샤워 시설을 사용하는 경우도 있다. 특히 작은 마을에서는 공용으로 사용 가능한 우물이나 수도 공간이 마련되어 있다. 여성들은 보통 이른 아침이나 저녁 늦은 시간에 나와 샤워를 한다. 이때 몸을 감싸는 사롱(베트남어로 khăn quấn)이나 천을 사용해 노출을 최소화한다. 

 강, 개천 또는 마을 근처 연못에서 샤워하는 경우도 있다. 이 경우 사롱처럼 몸을 감싸는 옷을 입고 샤워를 한다. 비록 현대적이지는 않지만, 시원한 물에서 씻으며 전통적인 생활 방식을 유지하는 사람들도 있다.

 욕실이 없는 집에서는 물을 집 안으로 가져와 대야를 이용해 씻는 경우도 많다. 이때, 여성들은 프라이버시를 위해 커튼이나 가벽으로 공간을 가리고 샤워를 한다.


 베트남 여성들은 몸을 드러내는 것을 부끄러워하거나 불편해하는 문화적 배경이 있다. 따라서 샤워할 때 항상 몸을 가릴 수 있는 천이나 사롱을 활용한다. 간이 샤워 공간이라도 나뭇잎, 천, 또는 플라스틱 판으로 프라이버시를 보호한다. 또한 샤워 시간이 겹치지 않도록 가족이나 이웃 간 배려하는 경우가 많다. 여성들은 특히 사람이 적은 시간대를 선택해 샤워한다.

샤롱을 입고 샤워하는 처자 이미지

 베트남 시골 지역의 욕실 유무는 다양하지만, 여성들은 전통적인 방식과 현대적인 방식을 적절히 조화시켜 위생과 프라이버시를 유지하며 샤워를 하는 것이다. 이런 생활 방식은 베트남 특유의 공동체 문화와 실용적인 사고를 반영한 흥미로운 문화적 요소로 볼 수 있겠다.


 '여성들은 왜 전통적으로는 알몸으로 샤워를 하지 않았는가?'라는 의문이 들었다. 

 전통적으로 베트남이나 조선시대의 여성들은 공공연히 알몸으로 샤워하지 않았다고 한다.  베트남 여성들이 사롱(베트남어로 khăn quấn)이나 천으로 몸을 가리고 샤워했던 것처럼, 조선시대의 여성들도 알몸으로 드러내놓고 씻는 것을 피해 옷, 천 또는 수건을 활용해 신체를 감추고 목욕하는 문화가 있었다.

 공동체가 밀접한 사회에서는 서로의 프라이버시를 존중하는 '공동체 생활에서의 배려'의 관습이 유지된 것이다. 또한 유교의 정숙함과 공동체 의식이 강한 사회에서는 여성들의 노출이 제한적으로 여겼기 때문이다. 

신윤복 단오풍정 

 조선시대와 베트남 모두에서 알몸으로 샤워하지 않는 전통은 단순히 개인의 선택이 아니라 사회적 관습과 문화적 배경이 만들어 낸 결과다. 이를 통해 우리는 단순한 생활 방식 속에서도 문화적 다양성과 인간의 적응력을 발견할 수 있다. 아름다움과 청결함 뒤에는 늘 그들만의 특별한 이야기가 숨어 있다는 것을 새삼 느낀다.


 아름다움은 언제나 사람의 마음을 설레게 한다. 베트남 여성들의 청결하고 깔끔한 모습은 특히 그런 감정을 자아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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