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절한 호칭과 예의는 우리의 진정성을 전달하는 시작점
한국인들에게 익숙해진 '엠 어이'
베트남을 방문하거나 거주하는 한국인들 사이에서 가장 흔히 사용하는 베트남어 표현 중 하나가 '엠 어이(Em oi)'이다. 특히 식당이나 카페에서 직원의 주의를 끌 때, 혹은 가사 도우미를 부를 때 '엠어이!'라고 부르는 경우를 자주 볼 수 있다. 하지만 이러한 사용 방식이 과연 베트남 문화에 적합한 표현인지 생각해본 적이 있을까?
'엠어이'의 진짜 의미는 무엇일까?
'엠 어이'는 단순한 부름이 아니다. 베트남어에서 '엠'은 자신보다 어린 사람을 부를 때 사용하는 친근한 호칭으로, '동생'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뒤에 붙는 '어이(ơi)'는 '여기 봐주세요' 정도의 의미로, 한국어로 치면 "동생아~"라는 친근한 호출이다. 이는 가족이나 가까운 사이에서 자연스럽게 쓰이는 표현이지, 처음 만나는 사람에게 사용하는 공식적인 호칭은 아니다. 따라서 식당 직원이나 가사 도우미를 '엠 어이'라고 부르는 것은 상대방에게 무례하게 느껴질 수 있다. 이는 마치 한국에서 식당 직원에게 "야, 여기 좀 와봐!"라고 외치는 것과 비슷한 뉘앙스를 줄 수 있기 때문이다.
한국 사람들이 식당에서 종업원을 부르기 위해 "엠어이!"라고 외치는 모습을 자주 볼 수 있다. 그러나 이는 마치 "야, 여기 좀 와봐"라는 뉘앙스로 들릴 수 있어 상대방에게 불쾌감을 줄 수 있다.
또한 한국 가정에서 베트남인 가사 도우미를 부를 때 아이들이 '엠 어이'라고 함부로 부르는 경우도 있다. 아이들은 이를 단순히 '베트남식 이름'처럼 받아들일 수 있지만, 실제로는 사람을 낮추어 부르는 듯한 인상을 남길 수 있다.
따라서, 베트남 식당에서 직원의 주의를 끌고 싶다면 상대방의 연령대와 성별에 따라 '치(Chị) 어이' 또는 '아인(Anh) 어이' '엠(Em) 어이' 등을 구별해서 사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치(Chị) : 자신보다 나이가 많거나 비슷한 여성에게 사용하는 호칭.
아인(Anh) : 자신보다 나이가 많거나 비슷한 남성에게 사용하는 호칭.
엠(Em) : 성별에 관계없이 자신보다 어린 사람에게 사용하는 호칭
또한 가사 도우미에게는 이름을 부르거나, '꼬(Co)'라는 정중한 호칭을 사용하도록 자녀들에게 가르치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는 존중과 예의를 담고 있어 관계를 더욱 원활하게 만들 것이다.
베트남에서는 나이, 성별, 그리고 상황에 맞는 호칭을 사용하는 것이 사회적 예의이다. 이러한 호칭 체계는 상대방과 문화적 차이를 존중하는 태도이며, 관계를 원활히 유지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
한국 사람들이 '엠어이'를 아무에게나 사용하는 것은 베트남 문화에 대한 오해에서 비롯된 행동일 가능성이 크다. 우리는 언어뿐만 아니라 그 언어가 담고 있는 문화와 맥락도 함께 이해하고 존중하는 태도를 가지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다.
'엠 어이'는 단순한 부름이 아니라 상대방과의 관계와 뉘앙스를 담은 단어이다. 베트남 사람들은 이를 친근함과 예의를 담아 사용하는 반면, 외국인이 이를 잘못 사용할 경우 무례하게 받아들여질 수 있다. 이제부터 '엠 어이'를 사용할 때, 그 의미를 다시 한번 생각하고 적절한 표현을 선택함으로써 베트남 문화를 존중하는 자세를 보여주면 어떨까?
적절한 호칭과 예의는 우리의 진정성을 전달하는 가장 기본적인 시작점이다. 한국인들의 배려와 존중이 베트남 현지인들에게도 감동을 줄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