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wodian Grace
안녕하세요? 그레이스입니다.
올 8월부터 얼마 전까지 개인 코칭으로, 서른 분 정도 만난 것 같아요. 이 중 많은 분이, 서울시의 3040리워크 프로젝트로 연결된 여성분들이시지요.
코칭을 한다는 것은, 직업적 보람이 큰 일입니다. 그리고 늘 코칭을 하며, 오히려 제가 더 성장하지요. 타인의 고민을 통해 코치인 나를 들여다보고, 마음을 다해 공감하고, 최선의 방법을 찾고 엉킨 문제를 해결해 내는 일련의 과정이 삶을 정면으로 바라보고 뛰어들고 또 변화를 이끄는 인생의 중요성을 매번 깨닫으며, 저에게도 늘 선물과 같은 시간이지요.
저는... 매번 코칭을 시작하며, 지금 당신의 현재 삶에서 가장 ‘풀고 싶은 숙제’를 이야기해 달라고 요청합니다.
사실 풀고 싶은 숙제가 한둘이 아니고, 모두 거미줄처럼 엉켜있기 때문에 처음 이야기한 ‘자신의 숙제’가 ‘진짜 풀고 싶은 숙제’가 아닌 것들이 대부분입니다.
그런데 상관없습니다.
자신이 풀고 싶은 것을 고민해보고, 욕구를 찾아보는 것부터가 문제를 풀어나가는 과정이고 중요한 시작이니까요. 또 그냥 대중없이 이야기하면서 어디 즈음에선가, 자신의 진짜 욕구를 발견하는 것만으로도 우물처럼 고여있는 생각의 전환에 큰 도움이 될 수 있으니까요.
지난주 만난 A는 ‘커리어 체인지’가 풀고 싶은 숙제라고 했습니다. 그런데 도무지 배움의 의지가 생기지 않고, 게으른 자신이 한심하다며 어떻게 지금의 상황에서 벗어날 수 있을지 고민을 토로했습니다. A는 커리어 체인지라는 표면적 숙제를 말했지만 진짜 그녀가 풀고 싶은 주제는 그것이 아님을 알 수 있었습니다. 십수 년을 어린이집 보육교사로, 또 원장 직급까지 올라갔던 그녀지만 완전히 다른 일을 하고 싶다는 '커리어 체인지'는 현실을 벗어나기 위한 수단일 뿐 정말 풀고 싶은 숙제는 따로 있었지요.
그리고 좀 더 들여다본 그녀의 진짜 욕구는, 사실 '커리어 체인지'가 아닌 여전히 아이들을 돌보는 그 일을 너무나 다시 하고 싶다는 것이었습니다.
문제는 바로 직전의 일터에서 받은 상처가 다시 그녀를 아이들을 돌보는 일터로 돌아갈 수 없게하는 장애가 되었습니다. 원장으로 리더십은 그녀의 약점 중 하나였는데, 그 과정에서 자신의 부족함이 그대로 드러났고 원장직을 수행하며 몇 가지 치명적이었던 실수가 그 일을 다시 하고자 하는 자신감을 극도로 떨어졌던 것이지요. 퇴사 후 무려 2년간 완전히 다른 분야로 제2의 커리어를 위해 배움과 시도를 반복했지만, 마음속에 ‘이 길이구나!’라고 생각되는 것은 없었다고 했습니다. 그녀는 다시 아이들을 돌보는 일로 되돌아가야만 하는 사람이었으니까요.
그녀를 코칭으로 도울 방법은, 과거의 불편한 경험으로 인해 상처를 봉합하고 반창고를 붙여주는 것이었어요. 그동안 그녀는 상처를 그대로 둔 채 외면하고, 치료조차 하지 않았거든요. 시간이 지나면, 자연스럽게 치료가 되겠거니… 다른 일을 하게 된다면 잊을 수 있겠거니… 했지만, 쉽지 않았지요.
코치로 제가 도와줄 수 있는 것은, 지금이라도 그 상처에 반창고를 붙이는 작업에 다가갈 수 있도록 돕는 것이었습니다.
이윽고 그녀가 자신을 괴롭혔던 사건을 마주하겠다는 용기를 내었고 우리는 이렇게 시도해 보았습니다. 불편하지만 풀고 싶은 '그 사건'이 있었던 현장으로 다시 들어갔습니다. 다만, 이번에는 3인칭 작가 시점으로 들여다보았지요. 자신의 관점이 아닌, 그 장소의 모든 사람이 내려다보이는 곳에 시점을 두었지요. 그리고 묘사했습니다. 그리고 만약 다시 같은 상황에 직면한다면, 어떤 말과 행동을 할 것인지 완전히 새로운 시나리오를 그려보았지요. 아주 구체적으로요.
물론 이 시나리오를 재구성하는 것이, 과거를 바꿀 수는 없습니다. 그러나 미래에 비슷한 상황에 직면했을 때 그때와는 다른 행동으로 다른 결과를 디자인할 수 있는 사람이라는 '자신에 대한 믿음'은 더이상 회피가 답이 아니라는 생각을 도울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코칭 이후, 다행히 그녀는 다시 아이들을 만날 수 있을 것 같다고 그리고 이번엔 몸이 불편한 아이들을 만나는 특수 교사직으로 전환하고 싶다는 따뜻한 이야기를 나누어 주셨어요.
비록 그날은 제가 그분을 코칭하는 자리에 앉아 있기는 했지만, 저 역시 현재 진행형으로 이 질문의 답이 쉽게 보이지 않는 시기에 있습니다.
눈에 보이는 풀고 싶은 것들은 참 많지요. 뭘 더 잘해야 하는지, 무엇이 부족한지 그래서 채워야 하는 표면적으로 해야 하는 '숙제' 말이에요. 그런데 이내 그 숙제 앞에 금방 지쳐버리고, 의심하게 되고, 때로는 거두어버리게 되니...
정말 풀고 싶은 무언가를 ‘간과’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좀 더 용기를 내어 제 마음에 라이트를 켜고 들여봐야겠습니다. :)
구독자분들께도 이 어려운 숙제를 드려볼게요. ^^
" 지금 당신의 삶에서 가장 풀고 싶은 ‘진짜 숙제’는 무엇인가요?"
Be Wodian
Grace Choi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