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가는 걸까 죽어가는 걸까
잡상 #1
by
woony
May 19. 2019
100년과 36500일은 벡터량이 다르다.
백 년은
앞으로 흐느적 기어가고
삼만 육천 오백 일은
저만치서 터벅터벅 걸어온다
나이가 어떻게 되냐는 물음에 '몇 년 남았습니다' 따위의 자기소개는 하지 않는다.
나이는 한 살, 한 살 '먹는' 거고, 무병장수 식의 덕담은 직선의 방향성을 내포한다.
그런데 덜컥, 저만치에 선을 그어두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한 그릇을 비울 때마다 내 곳간에는 한 움큼씩
사라져간다.
꼭 앞으로만 가는 건 아닌 것 같다.
평생 함께 해 온 장난감을 떠나 보낸다는 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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