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인생도 드라마 마지막 회처럼 해피앤딩이면 좋겠다.

by Stella

토요일 일요일 매주 9시 10분 한 시간 전부터 우리 가족들은 마음이 다급해진다.

설레기도 들뜨기도 하고 일단, 맛있고 먹거리를 준비하고 씻을 사람은 후딱 씻고

잠옷으로 갈아입을 사람을 갈아입고 TV를 시청하기 전 경건한 마음으로 한 주 동안 우리에게 쌓였던 스트레스를 풀 준비를 하면서 여느 때보다 초롱초롱한 눈을 하고 TV채널을 왔다 갔다 리모컨이 쉴 틈이 없다.


그리고 드디어 기다리던 일타스탠들이라는 드라마가 시작하면 주변이 조~용해진다.

누구라도 잡담이나 시끄러운 소리를 내는 순간 우리 가족의 따가운 눈초리를 받으며 세상에서 가장 눈치 없고 염치없는 사람이 되기 십상이다.


요즘 한동안 재미있는 드라마가 없어, 방랑자 생활을 하던 도중 또 하나의 운명처럼 내 관심을 쏙 빼갔던 일타스캔들.. 오늘이 아쉽게도 최종회를 방영했다.

나는 좋아하던 드라마가 끝나고 나면 드라마로스증후군을 앓는다.

힘이 없어지고 삶의 넋이 없어진 사람처럼 다가오는 주말을 생각하면 좋다가도 내가 볼 드라마가 끝나서 더 이상 볼 수 없다는 걸 인지하고는 크리스마스를 기다리던 소년이 막상 양말을 열어보니 아무것도 있지 않을 때 짓는 표정이 내 얼굴에서 드리워진다.


이번에도 한동안 문득 그런 표정이 내 얼굴에 드리우겠지..

그래도 또 나의 운명의 짝처럼 재미있는 드라마가 오기를 기다리고 기다리면서 다시 힘을 내서 한주를 보내야지.


오늘은 일타스캔들의 마지막 회였는데 역시나 기대를 저버리지 않고 마지막까지 유쾌한 재미와 감동을 받았다. 그런데 유독 이번 드라마의 마지막 회는 가슴이 따뜻해지고 드라마를 보는 50분내내 흐뭇한 미소와 깔깔대던 우리 가족이 너무 행복했다.


사실은 우리 엄마는 지금 암투병을 하고 계신다.

하루하루 고통과 싸우며 항암의 다양한 부작용까지 견뎌 내야 할 고통과 아픔은 손으로 셀 수 없이 많지만 우리 엄마는 너무 감사하게도 드라마를 보시는 중에는 웃기도 하시고 그간의 아픔을 잠시라도 잊으시는 것처럼 해맑은 표정으로 드라마를 보시는데 그 모습이 좋아서라도 우리 가족은 드라마를 보는 시간을 기다린다.

드라마를 보는 시간 동안만큼은 우리 엄마가 아프지 않은, 환자가 아닌 우리 엄마로 옆에 계시기 때문에.


오늘도 어김없이 우리 가족은 깔깔대며 명연기를 펼쳐주시는 배우분들에게 감정이입이 되어 같이 울고 웃었다. 오늘이 마지막 회라서 너무 아쉽지만 드라마를 방영하면서 고비도 있고 슬픈 일도 있고 화나는 일도 있었던 치열선생님과 남행선언니의 해피엔딩을 보고 나서 살아오면서 수없이 힘든 시간을 보내야 했던 남행선의 마지막 보상 아닌 보상 같은 또는 선물 같은 인생을 보면서 지금 가장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는 우리 가족에게도 어쩌면 드라마의 마지막 회 같은 해피앤딩이 왔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주위를 둘러보면 내 친구들 , 가족들, 직장동료들은 아주 긴 터널 지나고 있다는 생각이 들고 좋은 일도 일어나고 나쁜 일도 일어나고 슬픈 일들도 무수히 일어나지만 그래도 어느 날은 드라마의 마지막 회처럼 모두가 바라는 기적이 일어나고 언제나 원했던 일들이 일어나는 것처럼 우리 가족에게도 나에게도 드라마의 마지막 회 같은 날이 펼쳐 지기를 간절히 바라면서 드라마가 끝난 아쉬움을 달랬다.


먹구름이 드리우는 우리의 인생에 한 시간의 비타민과 행복을 주는 드라마 제작사와 배우분들께 감사의 말을 드리고 싶다.

어느 날 다가올 내 인생의 마지막 회 같은 행복한 날을 위해서 오늘의 하루도 남행선 언니처럼 씩씩하게 그리고 정도를 걸어가면서 살아가기를 바란다.

우리 모두에게 다가 올 선물 같은 어느 멋진 날을 기대하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