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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뉴욕월매 Jun 20. 2021

연애론3. 남자가 프로포즈 하게 하는 법

이쯤되면 얘기가 나올법도 할 때

"이쯤되면 얘기가 나올법도 한데. 남자친구가 왜 프로포즈를 하지 않을까?"


'그가 나에게 고백하게 하는 법,' '그가 나에게 넘어오게 하는 법'과는 차원이 다른 바로 그 문제. 남자가 프로포즈 하게 하는 법이란 무엇일까? 나의 현모양처적인 면모를 보여주면 될까? 주식계좌 잔고를 은근슬쩍 흘려야 하나?


그러나 슬프게도 이 생각이 들었다면 답은 둘 중 하나다. 남자는 결혼할 준비가 안됐거나, 당신과 결혼할 생각이 없다. 그가 당신과 평생을 함께하겠다고 마음먹었다면 그는 당신을 놓치지 않기 위해 무슨 일이든 했을 것이고 당신은 지금 이런 생각을 하고 있지 않을 것이다.


앞의 경우, 그는 심적으로 또는 재정적으로 아직 한 가정을 꾸릴 준비가 되어있지 않다. 즉 안 하는 게 아니라 못하는 것이기 때문에, 그 원인을 제거해주면 된다. 해결책은 ‘내가 먹여살리는 것.’ 금전적 부담이 없다면 그가 사랑하는 당신과 살지 못할 이유가 무엇이 겠는가. 그럼 어떻게 먹여 살릴까? 그를 먹여살리는 방법은 둘 중 하나로, 첫번째는 내가 만수르의 딸이기. 두번째는 내가 가장 되기다.


파도는 내가 맞으면 만사 해결 (출처: tvN)

 


하지만 만수르의 딸이 아닌 경우, 여성은 두 번째 옵션이 왠지 싫을 수 있다. 남편이 애도 보고 집안일을 다 한다고 해도 내가 집안의 가장이 되는게 왠지 부담스러운 것이다. 그럴땐 눈물을 머금고라도 상대방을 보내줘야 한다. 결혼에 있어 상대방이 져야하는 돈 문제를 해결해줄수 없다면 더이상 귀찮게 말자. 내가 책임질 수 있는 것보다 더 큰 것을 상대방에게서 원하는건 어찌보면 욕심이다. 이건 남자든 여자든 마찬가지다.


자 그럼 두번째 경우인 ‘결혼할 생각이 없는 남자’는 어떨까? 아예 비혼주의자일수도 있고 '당신과' 결혼할 생각이 없을 수도 있다. 어찌됐든 두 경우 다 답이 없다. 비혼주의자일 경우 그는 오랜 시간에 걸친 고뇌와 숙고 끝에 그런 결정을 내렸을 것이며 이런 그의 마음을 아직까지 바꾸지 못했다면 앞으로도 그는 변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적어도 당신에 의해서는 변하지 않을 것이다. '당신과' 결혼할 생각이 없는 남자는 지금 만나고 있는 당신과 헤어지고 나면 더 사랑하는, 혹은 더 조건이 좋은 결혼할만한 여자가 나타날 것을 염두에 두고 있다. 이런 사람을 계속 만나는게 좋을까? 세상에 남자는 많고, 나는 소중하다.


당신과 오랜 시간을 보냈음에도 아직 당신에게 프로포즈하지 않은 그의 마음을 바꿔보려는 노력을 시도할 수도 있다. 하지만 이건 큰 실수다. 여자가 프로포즈를 받기위해 고민하고 은연중에 결혼 얘기를 꺼내보고 마음을 떠보려 할수록 남자는 부담스럽기 때문이다. 상대방이 부담스러워지는 순간 사랑스럽던 그녀가 어느새 성가신 존재가 돼버리고 이 관계는 피하고 싶은 숙제처럼 느껴지게 된다. 한 술 더 떠 이상하게도 남자는 자신이 노력할 필요가 없는 여자에게는 매력이 없다고 느끼기까지 한다. 다시말해 프로포즈를 받기 위해 노력하는 행동은 스스로를 매력없는 여자로 만드는 일이란 것이다.


남자가 많이 좋아해야 커플이 이어진다는 건 사실 고루한 생각이다. 걸스데이라는 그룹은 "우리나라 대통령도 이제 여자분이신데 여자가 먼저 키스할수도 있다"고 주장기도 했다. 하지만 실제 결혼시장에서는 남성의 의지가 더 중요한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 한명과 평생 함께하겠다는 약속 자체는 남자들에게보단 여성에게 이로운 측면이 많기 때문이다. 임신한 동안의 자신과 아이를 지켜줄 수 있는 안정적인 환경을 만들어야 하는 암컷과 어디든 나가서 최대한 많은 개체수를 퍼뜨려야하는 수컷의 입장차이가 이런 안타까운 상황의 원인이다.


주변을 둘러봐도, 남자가 결혼을 거부해서 헤어지는 커플은 봤어도 남자가 결혼하자는데 여자가 싫다고 차 버린 경우는 잘 없다. 남녀관계가 자유롭기로 우리에게 알려진 프랑스도 크게 다르지 않다. 남자친구와 결혼은 하지 않고 둘이 연애의 on and off를 반복하던 친구의 누나와 이야기를 나눈 적이 있는데, 혼자 힘들게 아이를 키우고 있는 그녀는 애아빠인 남자친구가 어서 프로포즈를 하길 바란다며 그가 안정적인 일자리를 구하길 기다린다고 했다.


헤어짐은 슬프지만 둘이 지향하는 바가 다르다면 그 관계를 오래 이어가지 않는 것이 모두에게 더 건설적일 것이다. 나는 여성들이 언제나 상대보다 나를 더 사랑하라고 권하고 싶다. 그리고 비싼척을 하라고 권하고 싶다. 나는 너를 사랑하지만 나 좋다는 남자도 적지 않다는 기분으로, 실제로는 아니라도 그런 척 하기를 바란다. 이 남자 이후에 남자친구가 뚝 끊길수도 있고 영원히 새로운 사람을 못 만날수도 있지만. 하지만 그것이 두려운가? 혼자가 되는 것이 두려워 미래 없는 만남을 지속하고 있는가? 그럴 필요는 없다는게 내 의견이다. 나는 내가 존중해줘야 한다. 결혼이 뭐 대수인가? 사실 결혼은 대수 맞지. 그런데 내 행복이 더 대수다. 비교도 안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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