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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Olivia Mar 25. 2019

이혼위기에서 이력서를 꺼내들다.

부부싸움이 경단녀의 취업을 돕는 최고의 Drive

아기의 돌잔치를 둘러싸고 온 집안 식구가 영국으로 모이면서 우리 가족은 총체적 난국을 맞았다. 이 글을 영원히 우리 남편과 시댁에서 보지 않았으면 하는 바램이다. 솔직한 심정으로 이혼 위기상황에서 여자들에게 가장 필요한 조언은 홧김에 이혼해!하지 말고 철저한 준비(?)로 진지하게 홀로서기를 시도해 보는 것도 결혼 생활을 행복하게 만드는 좋은 방법이다.


아무리 요즘 말처럼 이혼이 쉽다고 하더라도 실제로 내주변에 이혼한 커플이 엄~청 흔하진 않다. 한두 커플 있지만 대다수는 아니다. 미국가정은 30%만 married 가정이고 70% 이상이 이혼 싱글대디, 싱글맘 게이커플 엄청 다양하다.


나는 런던에 살고 있는데 집근처 도서관에 가보니 이혼한 가정을 배경으로한 아기그림책을 종종 본다. 아기 그림책 내용이 우리집은 집이 2개다~ 하나는 엄마집 하나는 아빠집 오늘은 아빠네 집에서 할머니랑 놀러간다~신난다. 서양에선 그만큼 이혼이 흔하단 얘기다. 여자들이 독립적인 생활에 익숙해서 그럴지도 모르겠다.


이혼을 조장하기 위해 쓴 글은 아니다. 다만 이혼위기에서 출구를 찾기 위해 일을 시작하며 고군분투한 나의 인생을 담은 글이다. 이혼이란게 맘먹고 진짜 할 수 있으면, 결혼 상태를 함부로 깨지 않고 나의 기대치를 현실에 맞게 조정하기가 좀 더 쉬운거 같다. 하지 말라고 하면 더 하고 싶은게 사람 마음이고, 하라고 하면 막상 또 두번 생각하게 되는가보다. 


내 삶이 결혼과 동시에 너무 확 바뀌어서 아예 이혼이란 걸 생각 조차 못해볼 정도로 나는 이사람 없으면 생활이 안된다 싶으면 남편에게만 더 집착하게 되고 사소한 일에 자괴감이나 열등감이 생기는것 같다. 이럴거면 왜 나랑 결혼하자고 했어! 이혼해! 말 한마디가 가져오는 파장이 크다. 


이혼하잔 말이 목구멍까지 올라오면 그때는 일단 한번 참고 진지하게 홀로서기를 준비해 보시라. 막상 이력서 꺼내들고 취업 준비할 생각 하다보면 남편이 얼마나 고생하는지 느껴지기도 하고 내일이 바빠지니 사소한 거에 집착도 덜하게 된다. 싸우는 것도 에너지가 딸려서 그래 그말도 일리가 있네. 다음에 조심할께~하고 별일 없이 넘어가 지기도 한다.


육아와 가사 그리고 취업과 창업이라는 캡틴마블도 해결 할 수 없는 네마리 토끼를 잡게 된데는 이혼위기가 있었다. 남편이랑 사소한 말다툼이 마치 끝도없는 게릴라전의 베트남전쟁 같았다. 내 살길 찾아야 겠다 싶어 시작한 취업 준비가 남편의 입장을 헤아려 보는 계기도 되고 나의 삶에 목표가 생기니 싸울일이 적어졌다. 상대방이 문제라기 보다 내가 마음만 살짝 바꾸면 내선에서 해결할 수도 있는 문제들이었던거 같다. 


여튼 꼭 어마어마한걸 이루라는 얘긴 아니지만, 여성으로써 한 개인으로써 자기가 이룰 목표와 꿈이 있으면 (사소한 거라도 좋다) 삶에서 적당한 긴장도 생기고 활기가 생긴다. 인생에 가정 말고도 외출할 곳이 있다는 것 자체가 엄마들에겐 큰 위로다.


남편이랑 헤어질 수도 있겠다? 끝도 없는 부부싸움이 계속된다? 그럼 나는 어차피 혼자 살 준비를 해야 된다. 이혼하면 다시 취직해서 내돈 내가 벌어야 할텐데 아직 결혼한 상태에서 연습삼아 한번 취업해보자 하는 생각이 계기가 되어 취업하고 보면 실제로 많은 인생의 고민이 풀린다. 자기가 받던 연봉에 연연해 하지만 않으면 적성에 맞는 새로운 분야에서 일해보는 것도 재미있고, 남편 말고 집착 할때가 있는게 정말 좋다. 

Even I get paid for it. Isn't it great?


아이러니 하게도 전업주부로 육아랑 가사만 했을 때보다 시간이 더 남는다. 모든 신경과 에너지가 남편 퇴근하고 돌아오기만 목빠지게 기다리고 있을때 비해 몸은 피곤한데 머리는 더 맑아지는 느낌 이랄까?


전업주부로 집안일만 할때는 모든 신경과 에너지가 남편과 아이한테 쏠려서 과잉관심으로 너도 나도 피곤한 상태였다. 사소한 갈등에도 꼭 그자리에서 마무리 짓고 넘어가야 직성이 풀리고 지나치게 내 뜻대로 모든걸 하려하고 상대방한테 내 주장만을 관철시키고 그랬던 것 같다. 돌이켜 생각해보면 다 사소한 문제들이고 별로 인생에 중요하지도 않았던 부분 같다. 


이혼만이 답인거 같다면 먼저 이력서 부터 쓰기 시작해 보시라. 교훈이 있다.


한 줄 요약: 남편이 정말 미울때 이력서 써보고 취업준비 심각하게 고려해 보라. 남편 문제가 아닐 수도 있다.


Action plan: 부부싸움 특효약 겸 엄마의 자아 찾는 가장 최고의 방법은 취업. 


맘 먹었으면 이력서부터 커리어개발까지 woman in business 와 함께!

"성공적인 비즈니스 여성을 위한 에세이"를 연재합니다. 


다음화를 기대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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