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을 생각하는 시기

by 민섬

"우리 사망할 나이가 됐지."

공연장에 도착해 공연이 시작되길 기다리고 있을 때였다. 할아버지 일곱분이 공연 포스터 앞 포토존에서 사진을 찍으시더니 함께 걸어가시며 말씀하신다.

가볍게 농담처럼 하시는 말씀처럼 들리긴 했지만 저렇게 걸어가시며 툭 내뱉을 정도로 죽음에 대해 자주 이야기 하시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당연한 소재, 늘 떠오르는 일상의 생각인가 싶었다.


나이가 들면서 죽음에 대해 어쩔 수 없이 생각하게 된다. 여기저기 몸이 아플 때마다, 주변이나 인터넷기사에서 아픈 사람들을 볼 때마다 나는 언제까지 살 수 있을까.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고1인 둘째 아이가 대학교를 졸업하고 혼자 자립할 때까지는 살아야겠지 라는 생각을 한다.

아직 노인이 아닌 중년이지만 노인분들을 보면 남 같지(?) 않다.

노인이 되기도 전에 노인의 마음으로 살고 있는 요즘이다. 노인이 되어서도 젊은 마음으로 살라고 하는데 나는 벌써 노인 같은 마음으로 산다. 미래를 바라보며 살고 있어서 그런 것일까? '현존'하는 삶을 사는 것은 쉽지 않다.


그림은 1889년 1월, 친구 고갱과 다툰 후 자신의 왼쪽 귀 일부를 자해한 고흐의 자화상이다. 이 그림은 고흐가 자신의 귀를 자해한 직후 그린 그림으로, 그때 그의 나이는 35세였다.

35세지만 얼핏 보면 젊은 할아버지로 보이는 그런 모습이다. 여러분이 보시기엔 어떠한지 궁금하다.


고흐는 미래를 살았을까 현재를 살았을까?

이 그림을 그리고 1년 7개월 후 고흐는 37세의 나이로 사망했다. 공식적으로 권총자살시도라고 이야기하고 있지만 아니라는 주장도 분분하다. 진실은 정확히 알 수 없고 죽은 사람은 말을 하지 못한다. 자살이든 타살이든 고흐라는 인물이 짧은 생을 살고 "노인의 모습"으로 사망한 것이 많이 안타깝다.

"사망할 나이"를 잊고 산다면 어떨까? 80이 되어서도 90이 되어서도 말이다.

그렇게 산다면 인생이 조금은 덜 고단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매거진의 이전글예상 못한 결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