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브람스를 좋아하세요?>를 보고

아쉬운 이유

by 민섬

박은빈 배우를 좋아한다. <스토브리그>, <우영우>에서 보여준 그만의 인물해석과 표현력이 와닿아서이다. 스토브리그에서 최초 여성 야구 단장으로서 야구단을 위해 몸 사리지 않고 애쓰는 모습, 철석같이 믿었던 사람의 다른 모습을 받아들이며 옳은 것을 선택하는 모습, 단장에 예의를 지키지 않는 선수에게 유리컵을 집어던지며 소리 지르는 모습등 여리여리한 모습에 진심을 담아 연기하는 그를 좋아하지 않기는 어렵다.


좋아하는 클래식과 관심있는 배우가 나오는 브람스를 좋아하세요?를 시청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이었을지도 모른다.


박은빈 배우는 바이올린을 진심으로 사랑하는 채송아 역을 맡았다. 채송아는 경영 대학교 졸업 후 다시 4수를 해서 음대에 입학한다. 나이도 많고 실력도 부족하지만 무대에 한번 서보는 게 꿈이다.

박은빈 배우의 상대역으로는 김민재배우가 나온다. 천재 피아니스트이지만 아버지가 끊임없이 일으키는 금전문제로 힘들어하는 인물이다.

뛰어난 피아니스트이지만 콩쿠르 2위인 박준영(김민재 배우 분)은 나중에 콩쿠르대회에서 1위를 한 다른 피아니스트와 끊임없이 비교당한다. 천재성을 가지고 있지만 여러 가지 문제로 인해 피아노를 마음 편하게 연주하지 못한다.

유일하게 피아노 본 연습 전 손을 푸는 용도로 연주하는 슈만의 <트로이메라이>를 연주할 때를 제외하곤 말이다.

준영은 후원자의 손녀인 ‘정경‘ 과 연인사이인 친구 성철사이에서 정경을 좋아하는 마음을 표현하지 못해 괴로워한다. <트로이메라이>는 그런 자신의 감정을 담아 칠 수 있는 곡. 하지만 브람스의 곡은 절대 연주하지 않는다. 자신과 비슷한 상황의 브람스 (친구 슈만의 아내 클라라를 사랑함)의 곡을 치는 것이 괴로워서이다. 예술가의 삶과 드라마주인공의 상황을 연결시킨 이런 설정이 초반에는 이해가 갔으나 회가 거듭될수록 모순적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피아니스트가 한 작곡기의 곡들을 괴롭다고 아예 안친다는 게 현실적으로 말이 되나 싶기도 하고. 드라마를 보는 내내 반복되는 이야기들(브람스 싫어!)에 싫증이 나기도 했다.


우여곡절 끝에 결국은 채송아(박은빈)와 박준영(김민재)은 사랑에 빠진다. 하지만 박준영과 정경을 보며 넘지 못하는 시간의 벽을 느낀 박은빈은 헤어지자고 말하고 둘은 헤어진다.

채송아는 여러 시련들 속에서도 꿋꿋이 생활하고 실력으로 대학원시험에 합격한다. 그런데 그렇게 갖은 시련 속에서도 사랑했던 바이올린을 그만둔다. 열심히 노력해 합격한 대학원도 가지 않는다.도대체 왜?


박준영과 다시 만나게 되는 과정도 께름칙하다. 대학원입학시험 때 반주를 해주겠다고 해 둘은 다시 만나게 되고 박준영이 절절한 사랑을 고백해 채송아가 그 마음을 받아들인다. 그것까지는 용서(?)할 수 있는데 대체 채송아는 왜 바이올린을 그만두는 것인가! 이제 실력이 빛을 발하기 시작하고 있는데 왜?

바이올린에 대한 사랑이 그렇게 변하나? 박은빈이 바이올린을 끌어안고 사랑한다고 말하는 장면이 엄청 인상적이었는데 말이다.(내 감동 돌려줘요)


속상한 마음에 16회는 보다가 중단해 버렸다.

바이올린을 향한 사랑을 통해 자신의 꿈을 이루는 모습을 보여주었으면하고 바랬지만 결과는 납득이 가지 않는 포기와 수용이었다.

결국 박은빈은 관객 앞에서 단 한 번도 연주해보지 못했다.

드라마 첫 회에서 공연을 앞두고 무대가 처음이라고 설레하던 박은빈.

성질 더러운 지휘자가 바이올린 음량이 충분하다며 박은빈에게 너의 연주는 필요 없으니 나가라고 소리 질러서 결국 무대에서의 연주가 무산된다. 박은빈이 용기 내며 “저, 연습 많이 했는데요…”라고 말하는 장면에서 맘이 아팠는데. 나중에는 큰 무대에서 연주하며 보란 듯이 보상해 줄줄 알았는데….


채송아를 자기 필요에 의해 총무로 이용해 먹고 레슨도 제대로 해주지 않던 교수, 채송아와 박준영에 대해 안 좋은 뉘앙스로 오픈채팅방에 올려 힘들게 만든 동기(깐쪽거림 최고), 박준영의 트로이메라이곡을 자기 연주곡으로 인터넷에 올려놓고도 벌조차 받지 않은 유태진교수, 채송아가 좋아하는 줄은 모르고 자신의 힘듬만 채송아에게 투정 부리던 친구, 갑자기 돌아가신 후원자 등 이해 안 가는 부분 투성이었고 제대로 떡밥회수가 안된 부분도 많았다고 생각한다.


젤 아쉬운 것은 채송아가 포기한 바이올린이다.

제작진에게 진심으로 묻고 싶다.

채송아가 포기한 바이올린을 통해 이야기하고 싶은 것은 대체 무엇인가?




매거진의 이전글죽음을 생각하는 시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