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모르게 사랑에 빠질 때

by 원울 wonwoul


사랑이라는 건 꼭 거창한 확신으로 시작되지 않는 것 같다. 오히려 사소한 것들에서 시작된다. 연락 하나에 기분이 달라지고, 함께 있는 시간이 유난히 짧게 느껴지고, 헤어진 뒤에도 그 사람이 남기고 간 온도를 오래 붙잡고 있게 되는 것. 별것 아닌 하루였는데도 누군가 하나로 인해 그날의 분위기가 달라진다면, 그건 이미 마음이 그 사람 쪽으로 많이 기울었다는 뜻일지도 모른다.

그래서 사랑은 때로 설레는 감정보다 더 조용하게 찾아온다. 티 내지 않으려 해도 자꾸 신경 쓰이고, 괜찮은 척해도 사실은 하나하나 마음에 남는다. 이게 정말 사랑인지, 아니면 내 마음이 괜히 예민한 건지 끝내 확신하지 못해도 분명한 건 있다. 모두에게 그런 게 아니라는 것. 유독 한 사람에게만 내 감정이 이렇게 쉽게 들킨다는 것. 아마 마음이라는 건, 결국 특별한 사람 앞에서 가장 먼저 솔직해지는 건지도 모르겠다.

아끼는 건 늘 있을 때 잘해야 한다. 익숙하다는 이유로 소홀해지기 전에, 당연하다는 이유로 표현을 미루기 전에, 내 마음이 향한 사람이 아직 내 곁에 있을 때. 나중에는 하지 못할 말들이 생각보다 많고, 지나고 나서 후회하는 마음은 되돌릴 수 없으니까. 그래서 사랑은 확인하는 것보다, 놓치지 않으려는 태도에 더 가까운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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