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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원찬 Nov 09. 2022

식물 일기 1. 같이 살기

식물과 함께 살아보자

플로리스트 동생과 함께 일하게 되자 갑자기 식물이 주변에 많아졌다. 매장을 좀 눈에 띄게 꾸며볼 목적으로 매장 앞에 식물들을 좀 놓는 게 어떠냐고 제안했다. 대신 밖에서 키우는 식물은 물을 매일 챙겨줘야 하는 데 내가 물을 매일 챙기는 조건으로 식물들의 "시중"을 드는 일이 시작됐다. 처음 맡은 식물들은 제법 큰 나무들도 있었고, "알로카시아 비스마"라는 요즘 유행하는 관엽식물도 있었다.


봄철부터 시작된 식물 시중은 처음엔 놀라울 따름이었다. 매일 물을 챙겨주는 것만으로도 쑥쑥 자라고 꽃도 피고 열매도 맺고 하기 시작했다. 자신감이 붙어 이제 실내에 있는 식물들도 관리해보겠다고 나섰다. 그동안 제법 식물들과 안면이 생겨서 인지 식물들의 이름 종류 등을 조금씩 알기 시작했고, 갖고 싶은 식물들도 제법 생겼다. 늘어나는 식물만큼 일거리도 늘어났지만 놀라운 건 병충해가 생기기 시작했다. 응애도 생기고 과습도 생기고. 정보의 바다에서 원인을 찾아가며 대처를 하는 데 정보들이 굉장히 파편적인 지식과 식물의 각자 다른 습성이 만나자 머릿속이 복잡해 짐을 느꼈다. 결국 예전에 배웠던 생물학을 다시 기억해내야 했다.


식물은 광합성을 해서 살아간다. 어쩌면 교과서에 나오는 광합성 때문에 식물을 어렵게 생각하게 될지 모른다. 화학식 따윈 필요 없다. 식물은 이산화탄소와 물, 빛을 합성해서 당과 산소를 만든다. 이게 식물이 살아가는 방법이다. 인간은 반대다. 인간은 산소와 물, 당을 태워서 에너지를 만들고 이산화탄소를 만들어낸다. 식물은 빛을 당으로 바꾼다. 당이 저장된 식물을 우리는 섭취한다. 그리고 그 당을 우리는 에너지원으로 사용한다. 지구의 에너지원 중 가장 꾸준하고 강력하며 친환경적인 것은 단언컨대 빛일 것이다. 그 빛을 1차적으로 에너지로 전환해 지구에 공급하는 역할을 식물들이 하고 있는 것이다. 


최근에는 실내 공기를 위해 식물을 많이 찾는다. 식물은 인간이 배출한 이산화탄소를 이용하고 산소로 만들어 다시 배출하고 우리는 이 산소를 필요로 하니 어쩌면 당연한 것일지 모른다. 인간이 식물과 함께 하는 것 어쩌면 상호 간에 필요한 것이 어쩌면 당연하다. 식물에 필요한 것들, 빛과 공기, 물 같은 것들을 챙기다 보면 우리 생활환경도 나아지는 것을 새삼 느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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