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올레걷기 3 - 18코스 제주원도심~조천 올레
태초부터 섬이었던 땅은 없다.
거대한 땅덩어리가 갈라지고 벌어지며
바다 위에 홀로 남겨졌을 뿐.
섬을 그리워 한 적 없었다.
세상을 향해 발버둥치다
난파선이 되기 전까지는.
섬은 육지와 하나가 되길 바라지만
오히려 멀어져만 간다
거대한 힘은 절대 방향을 틀지 않으므로.
육지를 바라보는 조천 바다에서
세상으로부터 멀어져 가는,
수면 아래로 사라져가는
나의 운명을 지켜보았다.
수평선 너머의 세상과 다시 하나가 될 수 있을까?
이제 갈라지고 멀어진 채로 살아갈 준비를 해야하지 않을까?
아니, 한 번이라도 세상과 하나인 적은 있었고?
살아 있지만 결국 사라질 섬의 운명과
살아 있으므로 살아가야 할 숙명의 바다 사이
길게 이어진 길을 걸었다.
걸어도 걸어도 춤추지 않는
난파된 영혼의 조각들
다시 출렁이는 바다 꿈꾸길 바라며
두 발로 원을 그리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