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랜스-사하라 하이웨이 프로젝트
알제리에서의 열흘 24
알제리에 관한 주목할 만한 소식 하나. 2018년 4월 24일, 알제리는 새로운 ‘트랜스 사하라 고속도로’가 완공을 앞두고 있다고 발표했다. 북아프리카 6개국이 참여한 ‘트랜스 사하라 하이웨이 프로젝트 위원회’의 사무국장은 고속도로의 알제리 구간(1600km) 공사를 끝냈고. 이제 말리와 200km만 연결하면 새로운 사하라 고속도로가 완성될 것이라 발표했다.
‘Trans-Sahara Highway(TSH)’는 말 그대로 사하라 사막을 관통하는 고속도로이다. 알제리에게 이 도로는 단순히 낙타를 트럭으로 바꾸는 의미를 넘어 문화, 외교, 안보, 경제 등 총체적으로 중대한 의미가 있다. 바다와 고산보다 더 건너기 어려운 사하라 사막은 고대로부터 알제리와 아프리카 본토를 막아왔고, 그로인해 알제리는 경제, 문화적으로 유럽 영향권에 놓일 수 밖에 없었던 것이다. 알제리가 아프리카 국가이되 아프리카와는 사뭇 다른 나라를 만들어 버린 가장 큰 이유는 바로 사하라사막. 이것은 제3세계 독립을 표방하는 알제리의 외교노선에 악영향을 끼쳐왔을 뿐만 아니라. 나아가 고립된 사막지역이 각종 과격이슬람단체의 은신처가 되면서 이웃국가와 국제사회와 단절되는 원인이 되어 왔다. 그러므로 트랜스 사하라 고속도로는 알제리에게 국가적인 숙원사업일 수 밖에 없다.
알제리 사하라사막종단고속도로 지도 (빨강-기존도로, 검은점선-확장도로)알제리는 이미 총 4,500km의 사하라사막종단고속도로를 건설한 바 있다. 수도 알제에서 출발해 니제르를 거쳐 나이지리아의 항구도시 라고스까지의 길이다. 이 도로에서 속도를 내다보면 열기로 녹작지근해진 타이어가 터져버리기 쉬워 시속 50km이상 속도를 내기 어렵다. 뜨거운 아스팔트, 수시로 도로를 지워버리는 모래폭풍 때문에 세계에서 가장 험한 도로로 손꼽히는 곳. (아래 : Top 5 Most Dangerous Roads in the World).
알제리에서 이번에 새로 건설한 고속도로는 이 종단고속도로를 횡으로 확장하는 도로이다. 새 도로 구간은 총 3600km. 기존의 종단고속도로에 튀니지, 말리, 차드의 도로와 연결, 사막 주변 6개국의 고속도로를 잇는다. 위 지도에서 검은색 점선으로 표시된 부분이 새로 건설 중인 구간.
이번 확장공사의 가장 중요한 목적은 아프리카 본토와의 교류를 통한 문화경제효과, 그리고 기존의 종단도로의 활용도를 높이는 것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런데 도로를 완공하더라도 그들에게는 가장 중요하고 어려운 과제가 남는다. 바로 국경지대의 치안이 그것. 현재 아프리카의 국경지대는 밀수조직들로 인해 치안이 매우 불안하고, 그로인해 과격이슬람 단체가 은신처로 삼기 좋은 곳이 되고 있다. 아프리카의 접경지대가 여행절대금지구역이 된 이유는 이것. 국경을 잇는 고속도로 주변의 치안을 집중 관리하여 인접국가 간 안전한 통행을 할 수 있게 될지... 관심을 갖고 계속 주목할 포인트이다.
알제리가 여러 난관을 뚫고 북아프리카 지중해(마그레브)를 벗어나 진정한 의미의 아프리카 국가가 될 수 있기를, 아프리카 대륙이 유럽이 아닌 그들 간의 독자적인 교역으로도 홀로 설 수 있게 되기를, 그리고 그토록 험하다는 사하라사막 자동차횡단의 기회가 나에게도 오기를 바래본다.
자동차 지붕 위에 누워 지평선 이쪽에서 저쪽까지 별빛으로 가득한 하늘 아래에서 절대고요를 느낄 그날을 꿈꾸며...
<Top 5 Most Dangerous Roads in the World>
1. North Yungas Road, Coroico to La Paz, Bolivia
(안데스 산맥 낭떠러지 옆 좁은 산길. 낭떠러지 높이가 300 ~ 4000미터라고)
2. Guoliang Tunnel, Taihang Mountains, China
(중국 태항산의 긴 터널. 너무 어둡고 좁아 커브를 돌 때마다 목숨을 걸어야 한다)
3. Halsema Highway, Baguio to Bontoc, Philippines
(지진, 화산활동, 태풍으로 수시로 낙석이 떨어지는 산간 도로)
4. M56 Kolyma Federal Highway, Magadan to Yakutsk, Russian Federation
(겨울에는 빙판, 여름에는 진창이 되는 시베리아에서도 가장 험한 구간)
5. Trans-Sahara Highway, Algiers, Algeria to Lagos, Nigeria
(열기와 모래폭풍, 타이어 펑크나 차량고장으로 고립 시 탈수로 사망위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