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트로
등장인물
사설 가이드 원더혜숙
반 평생 해외에서 생활한 영구 이방인. 지금은 독일에 거주한다. 영어, 중국어, 독일어, 한국어, 일본어 5개국어 구사자. 여러 번 해외 유학 경험과 생활로 외국인과 소통하기 전문가. 시장통에서 에너지와 밀이 통하는 사람을 발견하면 국적 불문 수다를 떨다 일행을 잊고 잃어버리기도 한다.
여행 중독자. 여행에서의 자신과 일상에서의 자신 중 어느 것이 진짜 모습인지 스스로 헷갈릴 만큼 양면성이 있음.혼자 여행, 가족 여행, 친구와의 여행 어느 것 가릴 것 없이 가능한 잡식성 여행자. 다년간 조깅과 명상 글쓰기로 자기 수행에 열심인 블로거. 이번엔 지금까지 쌓아온 내공을 전부 털어서 평균 72세 고객들의 손발이 되어 스위스,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유럽 여행을 깃발 지휘한다.
남영선
체력 좋고 사람을 좋아하고 어디든 무엇이든 먹어보고 경험하는 걸 좋아하는 낭랑 68세. 현재 강원도에 거주하며 스키숍을 운영, 혼자 문까지 제작하고 갈아 끼우는 의욕과 일머리가 뛰어난 노동 실천가. 백두대간 종주(잘못 들었나.)와 매일 5킬로미터씩 걷기를 실천하는 운동인. 미국에서 손주들을 위해 LA에서 텍사스까지 운전하는 용감하고 대담한 분. 그때 경험으로 공항 수속과 여권 검사, 수하물 수거등을 거뜬히 하는 능력자. 내가 없으면 시골 노인(박인례와 임성남)을 컨트롤하는 원래 가이드이자 운전 베테랑. 서양식 한식 가릴 것 없이 다 잘 먹음. 그러나 탄수화물을 많이 먹으면 혈당이 높아지므로 그럴 때를 대비해 여주엑기스를 항상 휴대함. 혈압약과 보청기도 나이 탓으로 무뎌진 신체 기능을 보완하기 위해 꼭 휴대하는 물품.
임성남
농부와 임업(일명 나무꾼) 투잡을 병행하며, 평생 불법 개조 트럭(일명 딸딸이)를 몰고 다닌 기계 애호가. 75세까지는 한 군데도 아픈 데가 없었다고 하는 자칭 건강 체질. 밥을 먹어야 힘이 나는 전형적인 한국인 식성을 가졌다. 산에서 트럭을 몰고 나무를 벤 그의 경력에 맞게 발이 가볍다. 파리 지하철에서도 팔팔 뛰어다님. 눈이 허리까지 쌓였을 때 군화를 신고 모자를 덮어쓰고 잔 경험이 있으므로 융프라우에 올라서도 춥지 않을 거이라고 내복 입기를 거부하기도 하는 고집 센 남자. 아내가 넘어지고 잘 못들어서 잘 못 봐서 엉뚱한 짓을 할 때 놀리는 재미로 유럽 여행을 쏠쏠하게 맛본 여든. 접힌 패딩을 펴 주면 쑥스러워하는 남자. 혈압약을 어깨에 메고 다님. 다행히 셋 중에 청력은 제일 좋아 보청기 값은 절약했지만 그 돈을 전부 화장실에 투자할 정도로 화장실을 자주 가야 함.
박인례
무릎이 아프고 자주 피곤해 늘 힘이 없다. 얼굴이 노랗고 까매 컨디션 좋은 날에도 아프냐고 오해를 받음. 남편의 공격에 화를 버럭 내지만 남편의 불행이 나의 행복, 남편이 다치면 역으로 그게 고소해서 기분이 좋아진다. 의욕 가득한 사돈댁의 보챔을 이해하면서도 딸 앞에서 눈을 조금 흘리는, 그래도 되도록이면 맞춰주려는 평화주의자. 감자 싹을 서늘한 창고에 두고 오지 않아서 자다가 걱정하는 농부의 아내. 지금은 노양보호자격증 소지, 정신지체 장애자를 돌보는 엄연히 월급 받는 직장인. 운전면허증을 따 놓고 자식들의 걱정 때문에 티코 하나 못 사서, 로마에 빼곡히 주차한 소형 차들을 보며 눈빛을 반짝거리는 열정적인 낭랑 69세. 떡국에서 어린애처럼 파를 가려내고, 쌀과 감자, 흰 빵(독일의 브레츨) 보면 눈이 반짝이는 그녀. 결국엔 마를 걸 알면서도 남은 유로를 탈탈 털어 빵을 선물로 사 가는 나름 고집 센 박인례. 혈압약과 보청기를 꼭 챙겨 다님. 촌에 살지만 종교인들과의 관계가 끈끈하여 새벽부터 카톡이 질주함. 유튜브로 가짜 뉴스와 편집된 가십거리를 보기 좋아함.
2022년부터 한국도 생일을 유럽처럼 만으로 센다고 하니 나이 표기는 이렇게 한 살 내립니다. 남영선 님이 실명이 드러나지 않기를 희망하므로 약간 변형합니다. 제 실명을 공개하면 그들의 정체가 드러나니, 저도 원더 혜숙의 이름을 쓰고 글을 연재합니다.
연재 주안점
이 연재에서 글쓴이는 부모님에 대한 관점에 변화를 맞이합니다. 어릴 때 기억과 깊게 남은 부모님에 대한 인상이 여행에서 달라집니다. 24시간 그들과 먹고 자는 진귀한 경험으로 그들을 부모가 아니라, 가이드를 따르는 여행 고객이 아니라, 인간으로서 보게 되는 소중한 체험을 합니다. 가깝게 지켜보고 그들의 말에 귀 기울입니다. 한 작가의 소설을 여러 번 읽거나 그들의 다른 작품을 읽어가면서 처음에 생소하고 이상하던 것이 너무나 자연스럽고, 그래서 그렇구나.라는 납득하고 공감하고 이해하게 됩니다. 그처럼 한달 간의 여행으로 글쓴이는 어른들을 사람 자체로 이해하고 받아들이게 됩니다. 과거와의 슬픈 기억과의 화해, 부모와의 교감을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