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동도서가 바르셀로나 학교 도서관에서 퇴출되는 까닭'
기사를 읽은 것은 4월의 어느 날이었다. 홈페이지 오픈을 앞두고 정신없이 바쁠 때였다. 기사의 내용은 스페인 바르셀로나의 학교들이 성차별적인 내용이 담긴 아동 도서를 도서관에서 퇴출시킨다는 거였다. 퇴출 예정인 그림책 목록 중에는 '빨간 모자'나 '잠자는 숲 속의 공주'처럼 오래된 동화부터 '세인트 조지'처럼 모든 사람들에게 사랑받던 전래동화도 포함되었다. 아이들이 더 이상 학교 도서관에서 성차별적인 그림책을 만나지 않게 된다니 무척 기쁘고 반가운 소식이었다. 그러다 문득 궁금증이 생겼다. 성평등 선진 국가에서는 어떤 교육을 할까? 성평등 교육이란 무엇일까? 성평등함은 어떻게 가르치는 것일까?
구글을 켜고 검색창에 나라 이름과 gender equality education 같은 단어를 조합해 넣었다. 검색 결과는 흥미로웠다. 유치원에서부터 성평등 교육을 실시하는 스웨덴, 성평등 교육법이 있는 프랑스, 남자아이를 위한 성평등 교육에 힘쓰는 노르웨이까지 유럽의 성평등 선진국에서는 성평등 교육을 위해 다각도로 노력을 기울이고 있었다. 각 나라에서 중점을 두고 진행하고 있는 성평등 교육 프로젝트도 서로 달랐다. 노르웨이의 경우 유치원과 초등학교에서 남교사의 비중을 늘리기 위한 정책을 실험 중이고 독일은 진로 선택 과정에서 성별이 장애물이 되지 않도록 체험학습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프랑스는 성평등 한 학교 운영을 위한 매뉴얼 및 교육 프로그램과 연관하여 진행할 수 있는 성평등 학습도구를 온라인에서 손쉽게 다운 받을 수 있도록 자료실을 구축했다.
이에 비해 한국의 교육은 어떨까? 2018년 1월 청와대 게시판에 '초중고 페미니즘 교육 의무화' 청원이 게재되었고 한 달 만에 21만 명 이상의 서명을 얻었다. 청와대는 공식 답변을 통해 '인권 교육'의 일부로 페미니즘 교육을 실시하겠다고 답했지만 애초에 '인권 교육' 자체가 정규 교과목도 아니고 별도의 교육과정도 가지지 않으며 의무 교과목도 아니기에 사실상 페미니즘 교육에 의지가 없다는 뜻을 돌려 말한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당시 온라인 게시판을 떠들썩하게 했던 '초중고 페미니즘 교육 의무화'청원은 무효로 돌아갔지만 많은 사람들이 현재 대한민국의 성평등 교육에 문제의식을 갖고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
교실 내 성차별과 혐오발언이 남무 하는 가운데 이에 대한 교육적 조치는 전혀 찾아볼 수 없는 현실 속에서 청소년에게 교실은 더 이상 교육적인 장소가 아니게 되었다. 학교에서는 성평등교육을 성교육이나 성폭력 예방교육으로 대체하는 것이 현실이다. 가장 큰 문제는 현재 대한민국 교육 안에서 '성평등 교육'에 대한 정의 조차 부재하다는 사실이다. 이런 상황 속에서 성평등 선진국들의 다양한 교육 프로젝트를 읽고 있자니 과연 이 교육들은 처음 어떤 문제에서 시작되었을지, 실제로 효과가 있는지 궁금해졌다. 법을 통해, 지침과 매뉴얼을 통해, 교수. 학습 자료를 통해 다양한 방식으로 자라나는 세대에게 성평등 가치를 전수하고, 이를 학교교육의 중요한 역할로 부여하고 있는 몇몇 국가들의 사례가 향후 우리나라 성평등교육의 진전을 이루는데 기여하기를 기대하며 성평등 교육 여행 기획을 시작했다.
[민간 단체]
1. Let Toy Be Toy
- 장난감 코너에 남자용/여자용 코너를 없애고 그림책과 장난감에 '성별 지정'을 없앤 영국의 학부모 단체.
2. Horalliure
- 학교 도서관에서 성차별 도서 300권을 퇴출 시킨 스페인의 청소년 교육 단체.
3. Reform(ressurssenter for menn)
- 소년을 위한 성평등 교육 단체로 남녀평등 및 직업교육 프로그램에서 소년들이 중도 탈락하는 원인과 이를 예방하기 위한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노르웨이 단체.
4. MANN
- 남성들이 직접 남성들이나 학생들을 대상으로 성평등 교육을 하는 스웨덴 단체.
5. Girls' Day & Boys' Day
- 직업 분야에서의 성별 불균형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소녀와 소년들을 서로 다른 회사(여자-> 이공계열 회사/ 남자-> 인문&돌봄 노동 계열 회사)를 방문하고 멘토제를 운영하는 독일의 직업 교육 프로그램 운영 단체.
6. Trau dich!(자신을 믿어라!)
- 8세부터 12세 사이의 소년과 소녀들에게 연극으로 아동 권리와 신체 자기 결정권, 성폭력 예방 교육을 하는 독일 단체.
[국가 정책]
1. Gender loops toolbox
- 노르웨이, 독일, 터키, 리투아니아, 스페인이 함께 개발한 성평등 교육 교수자료. 영유아교육 을 중심으로 초등 저학년을 대상으로 성평등의식을 강화하는 것을 목적으로 개발.
2. 성평등 행동계획(Action plan Equality
- 수학과 과학 교과에서는 여학생의 능력을, 읽기에서는 남학생의 역량 강화 프로젝트. 노르웨이.
3. 소녀소년평등/통합 프로젝트
- 초등교육 교사들을 위한 플랫폼 M@gistère을 개설하고 9시간 과정의 원격교육. 프랑스
4. 성평등 문고집
- 노르웨이에서 매년 아이들이 성평등 및 성교육을 배울 수 있는 그림책을 제작하여 만드는 성평등 문고집.
5. 모든 교과목 내 성인지적 관점 반영
- 스웨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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