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롤로그

이십대의 끝자락

by 원더랜드

오지 않을 것 같던 이십대의 끝자락에 내가 서있다. 애써 부정하려 해도 나날이 건조해지는 피부와 줄어든 주량이 심심치 않게 노화를 일깨워준다. 늙고 싶지 않다는 막연한 생각, 입으로만 내뱉던 그 말들에 점점 진정성이 곁들때 이십대의 끝자락에 서있음을 다시금 실감한다.


아이유의 스물다섯 ‘팔레트’ 가사를 이십대의 끝자락에 곱씹어보니 이제야 비로소 알겠다. 핫핑크보다 진한 보라색을 좋아하고, 긴 머리보다 반듯이 자른 단발을 좋아하게 되는 것. 좋고 싫음, 옳고 그름에 대한 나만의 기준이 생기고, 나만이 이해할 수 있는 취향이 생기는 것. 비슷한 듯 하지만 모두와 조금씩 구별되는 나만의 색깔이 만들어지고 또 짙어지는 것. 이십대가 우리에게 남긴 것.


자타공인 후회 없는 이십대였다. 후회 없이 놀고, 배우고, 사랑하고, 또 여행했다. 그렇게 순간순간 경험과 감정을 고스란히 축적하며 나를 쌓고 또 빚어갔다. 조금은 못생기고 얼룩덜룩 미완성일지라도 이렇게 만들어진 지금의 내가, 나의 취향과 기준이 싫지 않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