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더티처 강유라
작년쯤부터 스스로에게 묻는 질문이 하나 있다.
"나는 원더티처를 왜 하고 있을까?"
사실 이렇다 할 야망도, 세상을 바꾸겠다는 의지도 딱히 없는 평범한 교사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어쩌다 보니 흘러흘러 이렇게 원더티처의 운영진을 하고 있는 내가 신기할 따름이긴 하다.
소속감이 내게 주는 힘은 매우 강하지만 그 집단에 소속되기 전에는 매우 까탈스러운 인간 중 하나이기에 나는 부끄럽게도 원더티처가 처음 생겼을 당시 회원의 자격조차 유지하지 않았다. 단지 축구팀인 FC원더티처에 소속되어 있었을 뿐이었다.
처음 원더티처 운영진을 제안받았을 때 솔직히 말하자면 그냥 있어보여서 좋았다. 학교 체육을 위해 힘쓰는 동갑내기 둘이 만들어 낸 공동체.
그곳의 운영진? 멋있잖아?
그렇게 단순한 이유로 소속감이 생겼다. 그리고 원더티처는 이제 내게 정체성이 되었다.
히어로 업무를 하며 다양한 교사들의 다양한 수업 방식을 간접 체험할 수 있었고, 그 곳에 평일과 주말에 시간과 돈을 쓰며 방문하시는 여러 선생님들의 열정을 보면서 원더티처의 존재 가치에 대해 다시금 생각해보게 되었다.
그리고 원래부터 내가 가지고 있던 수업을 잘하고 싶다는 욕구가 시너지를 발휘해, 원더티처 히어로를 하며 원더티처 덕분에 나는 안팎으로 많이 성장하게 되었다. 가끔은 ‘있어 보이고 싶다’는 단순한 이유만으로도 사람은 큰 변화를 이끌어낼 수 있다.
"무언가 엄청난 일을 해내야만 영웅이 되는 것이 아닙니다. 죽지 않고 끝까지 살아남는 자가 영웅입니다."
하혜숙 교수가 『상담자가 건네는 말』에서 쓴 이 문장을 읽고
문득 ‘히어로’라는 이름의 우리 운영진들이 떠올랐다.
이제야 알았다. 내가 히어로를 하고 있는 이유.
이렇다 할 야망도, 세상을 변화시키겠다는 욕구도, 특별할 것도 없는 평범한 나지만 보이지 않는 곳에서 학생들의 즐겁고 영양가 있는 체육 수업을 위해 그리고 체육교육 활성화를 위해 나름의 노력을 하고 있으니 20세기의 아나공 수업으로 점철되었던 체육교사들의 모습은 더 이상 많은 사람들이 잊어주었으면 한다는 것이다. 실제로 나 역시 교직 경력이 쌓이면서 점점 중학교 체육의 수준이 높아지고 있다는 것을 체감하고 있다.
신규 때부터 듣곤 했던 '경력 쌓이면 다 변하게 되어 있어'라는 말에서 변하는 사람이 되지 않기 위해 부단히 노력하고 있다. 나는 앞으로도 무언가 엄청난 일을 해내는 사람이 아니라 죽지 않고 끝까지 살아남는 자가 될테다.
그리고 원더티처도 함께 끝까지 살아남아 여학생이든 남학생이든 관계없이 체육 수업에서 소외되는 학생들을 모두 건강하게 움직일 수 있도록 돕는, 그리고 그걸 원하는 교사들을 도와줄 수 있는 집단이 되었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