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타포어, 4-
비대칭 리깅 두 번째 글; 제로-모멘트(1)
이번 글은 변형 리거에 관한 내용이다. 지도자가 변형 리거를 적용하는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을 수 있는데 선수들의 성향에 따른 포지셔닝이 그중 하나일 것이다. 본 포스트에서는 모멘트를 기초로 한 변형 리거의 목적과 그 이상적 적용 법을 알아보고자 한다.
아마 조정 종목 지도자라면 누구나 한 번쯤은 다음을 고민해봤을 것이다:
스위프 종목에서 변형 리거는 왜 적용하는 걸까?
이에 대한 답은 경기정 움직임, 즉 요우 모션 yaw motion과 관계가 있다. 비대칭 리깅 I: 무타페어에서 언급했듯이 요우 모션은 경기정의 x축에 대한 좌우 움직임이다. 아래 그림 1을 보면 이 동작들을 쉽게 이해할 수 있다.
이론적으로 변형 리거는 위 세 움직임 중 요우 모션에 대한 보완, 즉 경기정을 최대한 직선 방향으로 나가게 하기 위한 하나의 수단으로 활용할 수 있다. Barrow (2010)가 이에 대한 이론적 해결법을 제시했는데, 선미 stern로부터 포지션 간의 거리와 해당 포지션 오어 락의 횡력을 곱한 값을 모두 더함으로써 전체 모멘트를 구하는 것으로 제로-모멘트를 유도해 냈다. 이때 관성모멘트는 경기정 중심이 아닌 선미를 기준 회전축으로 하는데, 우리가 경기정 선수 bow에 달린 화이트볼을 잡고 좌우로 옮기는 것을 상상해보면 이 원리를 쉽게 이해할 수 있다(여기를 참고). 그럼 먼저 가장 흔히 쓰이는 일반 리거 traditional rig 폼의 무타포어(4-) 경우를 살펴보자.
먼저 4인의 각 크루들이 드라이브 구간 동안 전달하는 힘의 크기가 같다고 가정하고 계산식을 위해 스트록 사이드는 플러스(+), 바우 사이드는 마이너스(-)로 정의하도록 하자. 그렇다면 드라이브 구간 내 경기정에 작용하는 모멘트 Mdrive의 합은 다음과 식으로 풀이될 수 있을 것이다:
Mdrive = sN - (s + x) N - (s + 2x) N + (s + 3x) N = -2Nx < 0. (1)
s는 선미 stern으로부터 스트록(4번 크루)까지 거리, x는 나머지 세 명의 크루, N은 경기정에 대한 횡력이다. 결과적으로 일반 리거 모멘트의 값이 0보다 작은 마이너스 값인데 이는 좌우 사이드의 비대칭을 의미한다. 다시 말해, 블레이드가 물에서 나온 직후 경기정은 스트록 사이드 방향으로 흘러가는 것이다. 그리고 리커버리 구간에서는 이에 반대인 플러스 값이 될 것이다:
Mrecovery = 2 N'x > 0. (2)
결국 경기정은 한 스트로크 내에서 발생하는 비대칭 횡력에 의해 지속적인 좌우 흔들림을 반복하게 된다. 모든 외부적 요인을 배제하고 동일한 힘의 크기만 적용했지만 그 알짜 힘만으로도 경기정은 이미 직선 궤도에서 벗어나고 있는 것이다. 실제에서 외부 요인이 추가되면 그 궤도가 얼마나 더 커질지는 아무도 모를 일이다. 그리 익숙지 않은 위의 식을 규칙 x=s=N=N'=1을 설정하면 아래처럼 좀 더 쉽게 고칠 수 있다:
Mtraditional = 1 - 2 + 3 - 4 = -2. (3)
이처럼 각 포지션들에 플러스와 마이너스로만 적용해 원하는 폼의 모멘트를 간단히 구해볼 수 있는데, 이제 위에 식을 이용해 정처 없이 흔들리는 우리 경기정을 바른 길로 인도해보도록 하자. 우리의 목표는 식 (3)의 형식으로 그 합을 0으로 취하는 변형 리거를 찾는 것이다. 하지만 다행히 우린 그런 수고를 할 필요가 없다. 해답은 이미 63년 전에 나왔고 무려 실전까지 적용됐기 때문이다.
카르카노 Giulio Cesare Carcano는 이탈리아 밀란에 위치한 Moto Guzzi라는 모터사이클 회사의 엔지니어였다. 이 회사는 자체 조정 클럽도 소유하고 있었는데 어느 날 카사노는 회사 조정팀의 훈련을 지켜보던 중 포어가 직선 방향에서 계속 벗어나는 걸 보고 해답을 고심하기 시작했다. 마침내 문제점의 해답이 리거 폼에 있음을 간파한 카르카노는 지금 우리가 알고 있는 이탈리안 리거 Italian rig (그림 3 참조)를 팀에 제안, 결국 실전에 적용하기에 이르렀다고 한다.
놀라운 사실은 Moto Guzzi 포어팀이 그해 1956년 이탈리아 대표팀에 선발되고 멜버른 올림픽 우승까지 거머쥐는 그야말로 신의 한 수에 버금가는 결과를 보여줬다는 것이다(물론 이것이 우승의 절대적 이유는 아니니 비약은 금물이다). 그리고 카르카노의 신의 한 수, 이탈리안 리거는 우리가 찾던 제로-모멘트로 귀결된다:
Mitalian = 1 - 2 - 3 + 4 = 0. (4)
'아니, 스위프 경기정을 위한 이상적인 리거 폼이라니?' 조정인이라면 매우 흥미롭게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무엇보다 물리적 이론에 기반한 이 결과는 조정 지도자들에게 꽤 매력적인 과학적 근거를 제공한 것이라 생각한다. 반박의 여지가 없기 때문에 개인적으로도 이 방식을 지지하지만 그렇다고 이 방식을 모든 지도자가 반드시 따라야 할 절대 조건은 아니다. 현실에선 모든 선수들이 각기 다른 힘의 크기를 가지며, 한 명의 동일한 선수가 쓰는 힘조차도 매 스트로크마다 달라진다는 사실을 우리는 간과할 수 없기 때문이다.
REFERENCES
Barrow, J. D. (2010). Rowing and the same-sum problem have their moments.
American Journal of Physics, 78(7), 728–732. https://doi.org/10.1119/1.3318808
TOWNEND, S. (1982). Mathematics and rowing. Teaching Mathematics and its Applications: An International Journal of the IMA, 1(1), 18-20.
Loschner, C., Smith, R., & Galloway, M. (2000). Intra-stroke boat orientation during single sculling. In Hong, Y. (Ed.), Proceedings of XVIII International Symposium on Biomechanics in Sports, Hong Kong, Department of Sports Science and Physical Education. the Chinese University of Hong Kong, C2000, P.66 6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