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의 작은 사치

by 일곱시의 베이글

아침 8시, 지하철역을 빠져나와 커피숍 문을 연다. 따뜻한 공기와 잔잔한 커피향이 몸을 감싼다. 평소엔 재즈가, 요즘엔 캐롤이 흐른다. 다른 손님들은 이미 자리를 잡고 앉아 각자의 일을 하고 있다. 노트북으로 무언갈 하거나, 책을 보거나, 핸드폰을 보거나.


나는 커피 한 잔과 팬케이크 하나를 시킨다. 가볍게 먹고 싶은 날엔 샐러드를, 거하게 먹고 싶은 날엔 팬케이크 세트를, 어떤 날엔 샌드위치를 시키기도 한다. 오늘은 힘차게 월요일을 시작해야 한다는 핑계로 팬케이크를 골랐다. 아침에 커피와 음식을 같이 시키면 800원이 할인되고, 텀블러를 사용하면 300원이 할인되고, 통신사카드를 쓰면 사이즈 업그레이드가 된다. 할인찬스를 모두 끌어 써도 7000~8000원 정도는 나온다.


예전에는 이 돈이 너무 아까웠다. 점심도 웬만하면 샐러드로 때우는 편인데 아침식사로 매일 그 정도 비용을 지출하는 게 부담이 됐었는데, 요즘은 좀 생각이 바뀌었다. 출근 전 아침은 온전히 나에게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이다. 점심이나 저녁은 누군가와 함께 밥을 먹기도 하고, 이미 하루에 찌들어 버린 후다. 아침은 다르다. 자고 일어나 리프레시된 상태다. 새롭게 하루를 시작할 에너지가 있다.


새벽별 보고 출근해 달을 보며 퇴근하는 일상이니, 하루 10분 남짓한 아침의 사치 정도는 용인해줘도 괜찮지 않을까. 하루를 살아낼 힘을 충전해 오늘도 밥벌이 길에 나선다. 재테크의 관점에서 보자면 낭비겠지만 인생을 그렇게 실용적인 관점에서만 볼 일은 아니니까. 인생은 종착점은 결국 죽음일 뿐이니, 과정이 중요하다는 누군가의 이야기가 떠오른다. 일상의 작은 사치와 소소한 즐거움을 '일부'로만 치부 할 수 있을까. 어쩌면 삶이란 그리 대단한 게 아닐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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