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부산문화재단 문화정책이슈패이퍼 7-8 기고글
경부고속도로가 개통된 1970년을 기점으로 시작으로 ‘일일생활권’이 시작된지도 벌써 50년이라는 세월이 지나오고 있습니다. KTX가 개통되면서 ‘반일생활권’까지, 글로벌시장에서는 이제 세계를 한시간내로 이동시키겠다는등 정말 빠르게 기술도 삶도 발전하고 달라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참 아쉬운 부분은 이렇게 빠른 발전 속에서 중앙화, 집중화는 더 가속도가 붙고, 지역쇠퇴, 지역소멸에 대한 이슈는 이제 익숙하게 들려오는 이야기들입니다.
어릴 적, ‘개천에서 용난다’를 말을 들으면서 자라왔습니다. 지역에서 나고 자란 사람으로 늘 이런 이야기를 들으면서 나도 용이 될 수 있다. 중앙으로 가자. 세계로 가자등 열정과 욕심을 불태우면서 ‘용트림’을 하며 살아온 듯합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큰 이유없이 위와 같은 이유로 세파에 등떠밀려 나의 주관이 아닌 선택을 하거나, 내가 있는 지역에서 늘 결핍을 느끼면서 살아온듯한 착각, 어쩌면 크게 의미없는 몸부림으로 지역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의 세뇌로 탈출구만을 찾지 않았나 반성도 해봅니다.
오랜시간 김해를 중심으로 실용음악학원, 대안학교, 대학강의등을 하면서 만나는 학생들에게 지역에 남아 함께 다양한 작업들을 해보자는 도전을 하고 싶었지만, 어차피 처음부터 목표는 인서울, 인수도권이었기에 그 이야기들이 쉽게 꺼내지지 않았고, 결국 남는 이들도 많지가 않았습니다.
모두가 공감하듯 이러한 이유들이 결국, 중에 집중되어 있는 다양한 인프라입니다. 볼 것, 배울 것, 놀것들이 충분하고, 경쟁도 치열하지만 그만큼 기회도 많습니다. 그것이 늘 중앙이 부러운 이유지 않았나싶습니다.
2006년, 그래도 내가 있는 곳에서 무언가를 도전해야하지 않을까하는 생각으로 ‘김해뮤직페스티벌 연어’를 기획하며, 경남출신의 뮤지션들과 경남에서 활동하는 뮤지션들의 축제를 만들었습니다. 이 축제는 올해 16회를 맞는 지역에서 가장 오래된 시민주도, 시민펀딩축제로 자리잡고 있습니다. 참여하는 뮤지션들은 어느 순간부터 자부심을 갖기 시작하였고, 이제는 많은 뮤지션들이 연락이 오기도하고, 이 프로젝트를 통해 소개되어 활동을 꾸준히 이어가는 뮤지션들도 생겨나기 시작했습니다.
조금은 더 좋은 무대, 보다 차별화된 협업들을 해보고 싶었지만, 늘 아쉬운 부분이 지역내에서 필요를 채워내기가 충분하지 않았습니다. 새로운 아이디어와 구체적인 실행안들이 있어도 실현시킬 수 있는 기술들은 늘 수도권에 집중되어 있다보니 비용이나 소통에서 많은 어려움이 있었습니다.
그러던 중, 시작한 것이 작은 클럽형태의 공연장사업을 하면서 재즈뮤지션들의 공연을 진행하는 계기가 생겼습니다. 주로 해외뮤지션들의 내한공연이었는데 그분들이 느끼는 지역이나 지리적인 부분에 대한 인지가 참 다름을 느끼면서 지역의 새로운 가능성을 발견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외국인들은 서울이나 김해를 크게 다르지 않게 체감하고 있다는 사실이었습니다. 이 시기 이후로 몇몇 부분에서 지역에서의 활동에 대한 자신감을 가졌던 것 같습니다.
탈중앙화에 대한 목소리가 점점 높아지고, 지역자치분권 및 국가균형발전등의 이야기들이 거론되면서 문화예술분야에서도 기대들이 많습니다. 어쩌면 조금 소외받고 있던 지역예술가들의 활동기회가 많아 질 수 있을 것에 대한 기대, 다양한 시스템적 지원을 통한 지역예술의 퀄리티 상향평준화등에 대한 기대가 그렇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동남권메가시티의 조성은 아주 쉽지는 않겠지만 미래지향적 대안임은 분명한 사실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코로나팬더믹이 시작되고, 벌써 2년째 꺾일 조짐이 보이지 않는 힘든 상황입니다. 특히나 문화예술분야는 오프라인 기반의 시스템에 익숙해져 있다보니 급변하는 온라인 시스템에 대하여 대응하는 힘이 쉽지만은 않습니다.
미디어나 기술기반의 융복합콘텐츠등의 콘텐츠 역시 중앙집중되어 있는 시스템으로 지역붕괴, 지역소멸이 가속화되고 있다는 것에 많은 분들이 동의하실 것입니다. 동남권메가시티 권역에 있는 경남, 부산, 울산지역은 각 지역별로 차별된 인프라들이 조성되어 있고, 협업시 큰 시너지를 내어 대한민국의 또 하나의 심장을 만들어 낼 수 있는 충분한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특별히 앞으로의 트랜드는 문화예술인들이 독자적으로 살아남기보다는 기술을 연계한 콘텐츠중심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많을텐데 아직 이 부분에 대응한 동남권 인프라는 제대로 구축되지 않은 상태입니다. 동남권 메가시티는 이것들을 연계한 제대로된 플랫폼의 기능을 충분히 해낼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해봅니다.
아직까지 우리나라는 수직의 이동이 편리한 상황이라 수직선상에 많은 활동들이 연계되어 있습니다. 경부울지역은 수평선상에 있다보니 이동이나 활동들의 연계가 쉽지못했는데, 이러한 부분도 기대되는 영역입니다.
또 하나 기대가 되는 부분은 같은 문화권내에서 협업시 일어날 새로운 시너지입니다. 이를 통해 명실상부 아시아의 문화허브로서 좋은 모델을 갖추고, 확장해나갈 때, 사람과 사람의 연결, 문화와 문화의 연결이 일어날 것입니다.
무엇보다 이러한 동남권 문화협력을 통한 자치분권의 실현을 통해 지역문화예술인들의 자존감이 올라갈 것이고, 이를 통해 보다 자생적이고 차별화된 지역문화들이 창작되고 확대될 것입니다. 또한 현재 시대적 이슈인 지속가능성의 분야에서 고민되고 있는 문화예술영역의 일진보를 통해 지역문화의 새로운 부흥기가 될 것을 꿈꿔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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