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는 ‘인내’더라…
김해가 법정문화도시의 꿈을 이룬지도 해를 넘기고 새로운 시작을 맞이하였습니다.
적지 않은 시간의 노력, 그리고 예수의 제자들과 같이 먼저 깨달은 자들의 수고와 애씀, 몸부림…
벽에 부딪히기를 반복하여, 금을 가게 만들고, 서서히 틈이 보이기 시작하는 시기인듯합니다.
어린 시절부터 저는 늘 꿈을 꾸는 사람이었던 것 같습니다. 국민학교시절 도자기를 접하며 도예가를 꿈꾸고, 천체망원경과 컴퓨터를 접하면서 과학자와 공학자를 꿈꾼 적도 있었습니다. 나름 감수성이 풍부했던 시절, 쉽지 않은 가정사와 환경속에서 어떤 형태로든 표현을 위해 시작한 글쓰기로 작가를 꿈꾼적도 있었던 듯합니다.
그러면서 어느 순간부터 공동체에 대한 작은 경험을 통해 건강한 공동체를 꿈꾸게 되었습니다. 같은 꿈을 꾸는 일, 같은 마음으로 살아가는 일이 참 설레였던 것 같습니다.
성장기를 지나고, 20세 성인의 반열에 들어서면서 각자 본인의 삶을 준비하기 위해 흩어질때도 포기하지 못한 나의 몽상(夢想)은 이후 많은 이들과의 관계 속에서도 끊임없이 현실을 자각하면서도 잘 포기되어지지 않고 있습니다.
문화도시 사업이 1년차로 시작되면서 아직은 덜 만들어진 몸에 운동을 시작하느라 근육통이 잦습니다. 언젠가 근육들의 역할이 쓰임새 있어지겠지요.
시작 즈음에 다시한번 돌이켜보면 다른 여러가지 사업들보다 때와 시가 잘 맞아 좋은 영향을 내어주고 있는 것들이 걷기를 기반으로 한 마을 사업들인 것 같습니다. 코로나 펜더믹이후 많은 문화프로그램들이 거리두기를 지향하면서 고인 프로그램보다 흐르는 프로그램으로 전환된 것들이 많이 있습니다. 그 중에 ‘걷기’는 참 중요한 포인트였던 것 같습니다.
빠른 시간을 살아내는 현대인들이 잠시 숨표를 가지고, 조금은 느리게 갈 수 있었던 비결입니다. 걷기를 하면서 보지 못했던 주변을 볼 수 있는 여유를 가지게 되었습니다.
“우리동네에 이런 것들이 있었어?” “우리동네가 이렇게 예뻤어?”라는 탄성에는 그동안 스스로도 모르고 누리고 있었던 것들에 대한 미안함과 감사함이 묻어납니다.
이런저런 많은 시도들과 급조로 진행되는 프로그램들로 인해 사실, 마음이 많이 무겁고 안타까운 부분들이 있었습니다. 물론 과정이기 때문에 스스로 인내하는 것이 자신의 몫이라 생각하고 기다리고 있습니다.
이제 나는 무슨 역할로 이 지역에서 살면 좋을까? 나에게 주어진 다음의 미션은 무엇일까를 고민하며 2021년 후반기를 보냈던 것 같습니다.
그렇게 한 사람의 몽상가(夢想家)는 다시 한번의 몸부림과 고민을 가지고 가만히 지역을 관찰하고, 시대를 바라봅니다.
그렇게 다시 다음의 꿈을 꾸기 시작합니다.
오랜 시간 혼자 꿈을 꾸고, 혼자만의 꿈을 꾸었던 것을 깨달았습니다.
이제, 혼자가 아닌 함께의 꿈을 꾸고 싶어졌습니다.
서로에 대한 꿈을 꾸고 싶어졌습니다.
그렇게 몽상가(夢想家)에서 몽상가(夢相家)로 살고 싶어졌습니다.
다시 에너지를 채웁니다. ‘서로’의 균형을 만들기 위해서는 조금 더 여유로워져야함을 깨달았습니다. 몸도 마음도, 보다 더 길게 보고 천천히 걷기를, 주위를 좀 더 돌아보며 걷기를 시작하기로 합니다.
‘함께’를 꿈꾸는 이들이 더 많아지기를 기대하며 새로운 한 해를 열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