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장원재 Mar 14. 2019

문화도시, 어디서부터 시작할까?

20190313 김해뉴스게재 칼럼

문화특화지역조성사업의 일환으로 시민리더그룹이 제안해 추진해온 문화도시 100인 토론회가 약 한달간의 일정을 끝내고 지난 9일 막을 내렸다. 최근 김해에서 두드러지게 나타나는 몇가지 프로젝트중 하나가 바로 이 토론문화의 확산이지 않나싶다. 이제껏 토론회의 방식이 주제를 놓고 발제를 통한 강의형식으로 이뤄졌다면, 이번 토론회는 퍼실리테이션의 방법을 활용한 참여형식으로 진행됐다.

처음에 이러한 형식에 잘 적응하지 못했던 관공서와 시민들이 토론회가 진행되면서 일어나는 여러가지 변화들을 지켜보며 기대감을 내비치기 시작했다. 토론의 대전제인 '숙의'라는 키워드로 '모든 의견은 동등하게 귀중하다'라는 존중감이 이들을 서서히 변화시킨 것이 아닌가 싶다. 다름이 틀림이 아니었다는 점을 인정하는 것이 다양한 참여의 방법들을 통해 검증됐다. 참 값진 시간이 아닐 수 없다.

작년 '대한민국 독서대전'에서 시민실무추진단을 꾸리며 시민들의 가능성을 믿고 일을 진행하며 얻은 시민참여의 성과들이 지금에서야 서서히 시너지를 발휘하고 있다. 낮시간을 활용한 토론회가 부득이하게 참여못했던 참가자 그룹들을 위해 저녁 시간으로 옮겨가면서 보다 다양한 의견과 만족도를 끌어낸 것은 아주 고무적인 일이다. 다섯번의 권역별 토론회와 마지막 100인 토론회를 진행하면서 지역마다 필요한 것이 다르고 고민 또한 다르다는 것, 김해시민들이 김해를 참 사랑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이제는 '이 의견들을 어떻게 현실화 시켜나갈 것 인가'가 다음 과제로 주어졌다.

과제의 해결점은 점조직의 활성화일 수 있겠다. 각자가 있는 곳에서 조금씩 문화의 성숙도를 만들어가고, 꾸준히 경험치를 올려가는 일이 중요하겠다. 이 일들의 거점으로 지역의 도서관과 작은 도서관들의 활약을 기대해보고 있지만 아직 가야할 길이 멀다. 작은 도서관들은 직접 지원보다는 간접 지원 형태로 운영되다 보니 현실적으로 많은 프로그램이나 양질의 프로그램을 소화하기가 만만치 않다. 공공도서관의 경우 이러한 역할을 조금더 원활하게 진행할 수 있기에 문화도시로 가는 길에 있어 공공도서관의 역할이 지금은 가장 클 수 밖에 없다 생각된다.

사실 한국사회에서 '도서관'하면 '독서실'이 연관되어 시험공부하는 공간으로 곡해되어 있는 듯하다. 원래 도서관은 본질적으로 지식, 문화, 소통의 공간으로서의 기능을 갖고 있다. 또한 자본주의사회에서 유일하게 공짜로 많은 것을 얻어갈 수 있는 공유 공간이 바로 공공도서관일 수 있겠다.

올 초 집에서 가까운 율하도서관을 찾아 독서회원증을 발급했다. 직장인을 비롯한 낮에 일과를 보는 이들은 대부분 저녁시간을 활용해 도서관을 이용한다. 때문에 늦은 시간 사람들이 꽤나 많이 있었다. 근래 지어진 도서관답게 기존의 것과는 달리 공간 기능을 강조해 설계한 고민의 흔적들이 엿보였다.

최근 직장을 다니면서 다른 쪽으로 취·창업을 준비하거나 워라밸을 누리기 위해 도서관을 찾는 이들이 늘어나고 있다. 이 부분을 감안해 행정이 빠르게 대응할 수 있기를 바라본다. 또한 지역의 기획자와 관심있는 시민들이 자주 만날 수 있는 통로로서 도서관이 활용될 수 있으면 좋겠다. 문화도시의 거점공간 역할을 충실히 해나가며 보다 지역의 활력공간으로 변화될 수 있기를 제안해본다. 확실히 문화의 트렌드가 바뀌었다. 올해의 트랜드 키워드인 '카멜레존'으로서의 공간개념이 가장 효율적이고 효과적으로 적용될 수 있는 '공공도서관'의 다양한 변신을 기대해본다. 또 새로운 시민활동과 성숙의 거점이 되기를 바란다. 공공도서관의 활약을 통해 가속도를 붙여나간다면 머지않아 많은 시민들이 행복을 누리는 문화도시 김해가 될 것임을 확신한다.


매거진의 이전글 시민이여, 야망을 가져라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