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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Bridgemaker Sep 06. 2020

나는 로봇이 아닙니다.

로봇이 아님을 증명해야 하는 시대에서 인간다움 이란 무엇인가

"나는 로봇이 아닙니다."
결국 인류 최후의 방어선이 뚫렸다.



웹사이트를 이용할 때마다 종종 보게 캡차 문구다.

바야흐로 우리는 로봇이 아님을 증명해야 하는 시대에 살고 있다.

회원가입 시 우리가 흔히 보게 되는 캡차


캡차(CAPTCHA)는 '컴퓨터와 사람을 구별해내기 위한 완전 자동화된 튜링 테스트(Completely Automated Public Turing test to tell Computers and Humans Apart)'를 줄인 말이다. 봇이나 자동화된 해킹으로부터 웹사이트를 보호하기 위해 고안된 기술이다. 


지금은 자동화된 매크로를 걸러내기 위해 단순한 캡차를 사용하지만 앞으로 봇이 더 발전된다면 

어떻게 사람과 로봇을 구분할 수 있을까?

혹은 사람과 로봇을 구분해야 할 필요가 있을까?

무엇이 사람을 정의하는 요소일까?

참고 : 결국 인류최후의 방어선이 뚫렸다.



로봇과 사람을 구분하는 요소


한나 아렌트는 인간의 조건이라는 책에서 인간의 세 가지 근본 활동을 vita activa라는 용어로 표현되는, 노동, 일(work), 행위로 정의했다. 노동은 인간 신체의 생물학적 과정에 상응하는, 삶 자체를 조건으로 하는 활동이며 일(work)은 세속성(세계성)을 조건으로(대상성과 객관성에 대한 의존성) 인간 실존의 비자연적인 부분에 상응하는, 즉 인공적 세계의 사물들을 제공하는 활동이다. 또한 행위는 사물, 물질의 매개 없이 인간 사이에서 직접적으로 수행되는 ‘정치적’인 활동이다. 세 가지 활동과 조건들 모두는 탄생과 죽음이라는 인간 실존의 가장 일반적 조건과 밀접히 관련되어 있다.


그리고 나는 이 모든 것은 호기심과 탐구에 기인한다고 생각한다. 


호기심과 탐구력은 인간을 인간으로 정의하려는 힘 그리고 노동, 일, 행위의 목적과 의미를 찾기 위해 끊임없이 질문하는 힘이다.


참고 : 인간이란 무엇인가?

참고: 인간의 조건, 한나아렌트



질문하지 않아 왔던 인간


위에 정의했던 것처럼 호기심과 탐구는 인간을 구분 짓는 중요한 요소지만 우리는 인간의 근본 활동을 망각하고 기계처럼 살아왔을지 모른다. 


의미 없이 반복되는 삶
기계는 아니지만 기계처럼 살아왔던 삶은 아니었는가? 


기계 같은 삶은 농부나 산업혁명시대의 노동자들에게만 강요되지 않았다. 애써 인정하기 싫겠지만 아침에 일어나 회사에 가고 집에 돌아와 저녁을 먹고 잠에 드는 2020년 우리도 마찬가지다. 인간의 기술은 기계가 쉽게 정복할 수 있지만 일에 의미를 찾는 호기심은 기계가 절대 따라 할 수 없는 고차원 적인 능력이다. 탐구하고 질문하지 않으면 우리는 인간의 존재 목적을 쉽게 잃어버리게 된다. 



미래에 대한 막연한 공포


이제 기계의 일은 기계에게 넘겨주고 인간은 인간
본연의 존재 목적으로 돌아와야 한다.


인공지능과 4차 산업혁명이라는 뜬그름 잡는 키워드가 세상에 유행하면서 사람들은 막연히 로봇과 인공지능이 가지 고올 미래에 대해 공포심을 가지기 시작했다. 이 막연한 공포는 일자리를 기계에 빼앗기고 기계가 사람을 대체할 것이라는 불안감에 기인한다. (나는 UX 디자이너인데 원하는 화면디자인을 적으면 AI가 디자인을 해주는 영상을 보고 디자인의 영역도 결국 AI에게 뺏기는 거 아니냐는 공포감 섞인 우스갯 소리가 기억난다.)


쟁기질을 잘하는 농부와 100명의 몫을 해낼 수 있는 트랙터가 있다면 농부가 쟁기질을 아무리 잘해도 기술로는 트랙터를 따라잡을 수 없다. 하지만 트랙터는 쟁기질을 왜 해야 하는가?라는 질문을 할 수 없다. 

원하는 디자인을 적으면 AI가 화면을 자동으로 디자인한다.


참고 : GPT-3 Design Hype

인공지능이 그린 그림 : 그림을 그리는 기술은 따라 할 수 있지만 호기심에서 시작하지 않은 껍데기일 뿐이다.



다가올 미래를 준비하며


나는 오히려 인공지능이 발전할수록
인간은 인간 본연의 목적에 집중할 수 있게 된다고 생각한다. 


산업혁명시대 인간소외 현상으로 불안해하던 인간들이 결국 기계를 인간의 도구로 만들었듯이 인공지능도 인간의 삶을 발전시키기 위한 도구로써 사용될 것이다.


아이러니하게도 인간 존재가 위협을 받을수록 인간은 그동안 등한시했던 인간 본연의 목적과 정의에 관심을 가지게 될 것이다. 


기계를 기술경쟁의 대상으로 생각하는 건 멍청한 일이다. 기계의 일은 기계에게 맡기고 인간은 호기심과 탐구라는 인간 본연의 무기에 집중하자 기계를 두려워하면서 기계처럼 살지 말자 AI는 우리가 이용하게 될 도구이지 두려움의 대상이 아니다. 


참조 : “기계 부수자” 러다이트 운동도 시대의 흐름은 막지 못했다



 

마지막으로 2018년 SWSX에서 들었던 명강의 중 하나를 추천하면서 글을 마친다. (디자이너 분들이라면 꼭 시청해 보시길)


How to Design in an AI World by Jenna Niv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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