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백두대간에 계속 가게 되는 이유
지난 주말 나는 4번째 입산을 했다. 백두대간 6구간, 복성이재~중재
산을 죽어라고 싫어하던 내가, 산을 다니는 것에 엄마를 포함한 많은 사람들이 놀란다.
페이스북 산행 사진에 남겨진 지인의 댓글이다.
무엇이 나를 변하게 했을까?
나는 도시를 좋아한다.
뾰족한 빌딩 숲과 번잡한 도시 소음을 좋아한다.
그래서 우수한 자연 풍경과 아름다운 꽃들이 날 오라 반겨도 잘 현혹되지 않는다.
아빠 살아생전에 장가계를 가족 여행으로 간 적이 있었다. 아마도 가족여행이 아니었다면 가지 않았을 곳이었다고 나는 기억한다.
그런데 요즘 난 그런 산을 2주에 한 번씩 가고 있다. 3차 산행에서 나 나름의 이유를 찾았고, 그 이유는 '운동삼아' 하는 것이었다. 그로 인해 더 건강해질 수 있고, 특히나 아내는 진짜 더 튼튼해지는 것을 느낄 수 있어서 좋다. 하지만 운동삼아 하는 것만으로는 내가 계속 백두대간에 몸을 담게 하는 변화를 전부 설명할 수 없었다.
그런데 이번 산행 이우학교 졸업생('졸교'라고 부른다) 2명이 함께 했다. 백두대간을 완주한 이 둘은 어떤 연유로 또 온 것일까?라는 호기심을 가졌다. 그런데 마침 산행기를 남겨줬다.
산행을 마치고 졸교 아이(이미 성인이다)가 남긴 산행기에서 나는 내가 변한 이유의 실마리를 찾았다.
나를 변하게 한 것은 '따뜻함'이었다.
이우백두가 갖고 있는 따뜻함이 나를 계속 함께하게 하는 것 같다.
이우백두 20기에 함께하는 사람과 공간이 내게 주는 따뜻함이 나를 토요일 새벽 1~2시에 눈 뜨게 하는 것이다.
이번 4차 산행의 날머리(도착지)에는 지지계곡이 있었다.
중1, 고1 학생들은 이 계곡에서 신나게 놀았다. 아이들이 이렇게 티 없이 맑게 놀 수 있다는 것이 참으로 따뜻한 풍경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