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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페르세우스 Nov 23. 2024

쇼핑백, 에코백, 장바구니를 모으는 자가 바로 범인이다


안녕하세요, 자녀교육에 진심인 쌍둥이아빠 양원주입니다.



저는 가끔 시간이 날 때마다 집안 곳곳을 헤집어놓고 정리를 하고는 합니다. 며칠 전에는 거실에 있는 벽장 정리를 하게 되었죠.


이 벽장에는 다양한 생활용품들을 넣어놓습니다. 수건, 비누, 샴푸, 칫솔, 치약, 인공눈물, 지퍼백 등등 나름 만물상자입니다. 거기에 가장 공간을 많이 차지하고 있는 물건이 있으니 그건 바로 종이 쇼핑백과 에코백, 장바구니였습니다. 평소 정신없이 쑤셔 넣기만 하고 정리를 하지 않는 대표적인 물건들이었죠.


그런데 마음먹고 정리를 하려고 꺼내보니 경악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동안 새로 생기면 계속 넣어놓기만 했더니 이렇게 산더미처럼 쌓여있어서였죠.




일일이 세어보니

종이 쇼핑백은 45개

장바구니는 27개

에코백은 14개나 되었습니다.


베란다에 있는 종이 쇼핑백은 세지도 않았으니 우리 집이 친환경 물품 부자였다는 사실을 깨닫게 됩니다.


비단 우리 집만 이러지는 않으리라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환경을 지키기 위한 물건들인데 받아두면 어딘가에는 쓰겠지 하면서 야금야금 받아온 잘못은 꽤 부담스러운 사이즈로 찾아온 셈이죠.


하나씩 살펴보며 30% 정도를 버리고 차곡차곡 정리하니 꽤 깔끔해 보이기는 합니다. 종이 쇼핑백은 재활용 박스 안으로 가고 장바구니와 에코백은 쓰레기봉투로 들어갑니다. 20리터짜리 봉투의 절반이나 되는 양이었죠.




정리는 언제나 개운하지만 이번에는 안타깝게 그러지 못했습니다.

그동안 일회용품 중 특히 비닐봉지는 환경오염의 주범이었습니다. 폐비닐 봉지를 땅에 묻으면 500년 동안 썩지 않고, 산소 공급이 차단돼 토양 오염을 일으킬 수 있어서죠. 그 대체재로 탄생한 존재가 쇼핑백, 에코백, 장바구니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싱가포르대 난양대 연구팀은 일회용 비닐봉지, 재사용 비닐봉지, 일회용 황색 종이봉투, 에코백 등 다양한 유형의 가방이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해 과학전문 매체 '사이언스데일리(ScienceDaily )' 2020년 10월 호에 발표했습니다.


놀랍게도 연구 결과 종이봉투가 잠재적으로 지구온난화에 악영향을 미치는 정도가 재사용 비닐봉지보다 무려 80배나 높게 나타났다고 하죠. 에코백 일회용 비닐봉지는 온난화에 미치는 그 잠재력이 10배로 똑같은 수준이었습니다.


그리고 새롭게 유행하고 있는 생분해 비닐도 최근 여러 논란이 생기고 있는 상황이죠. 




인기 애니메이션에서도 환경보호라는 주제에 꽂혀서 수장이 넘는 에코백을 모으는 곰 세 마리의 에피소드로 이런 유행을 풍자합니다. 결국 이런 무분별한 행동들은 감당하기 힘든 결과를 불러왔죠.



친환경 제품이 실제로는 환경과 거의 친하게 지내지 못했다고 생각하니 마음이 불편해집니다.


이번 정리는 장바구니, 텀블러, 에코백, 종이 쇼핑백, 생분해 비닐 등 환경을 지키기 위해 개발된 물건들이 진짜 환경을 지키는 데 기여하고 있는지 되돌아보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내가 생활 속에서 직접 환경을 지키는 방법을 고민하기 귀찮아서 남들이 다 쓰는 물건들을 쓰고 있었는지는 아닌가 하고 말이죠.


앞으로도 계속 고민해 봐야겠다는 생각이 들면서 정리는 많은 숙제를 남기고 끝났습니다.


한 줄 요약 : 지금은 우리가 믿고 있던 환경보호에 대한 지식을 다시 한번 되돌아볼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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