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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페르세우스 Feb 19. 2022

경쟁과 우애 사이에서의 전쟁

내가 너만은 반드시 이기리라

 형제나 자매를 키우는 집에서는 항상 시끄러운 소리가 납니다. 아이들끼리 투닥투닥거리면서 '내가 잘했네, 네가 잘했네' 하며 싸우는 소리죠. 혹시 우리 집은 아이들끼리 절대 다투지 않고 정말 우애 좋게 지내고  있다는 분이 계시면 꼭 좀 알려주세요. 애들 데리고 한 수 배우러 가겠습니다.

출처 : 차이의 놀이


 형제, 자매, 남매는 세상에서 서로 만나자마자 평생을 함께하는 동반자이기도 하지만 끝없는 경쟁자이기도 합니다. 물건 하나를 놓고 '내 거다, 네 거다' 하며 다투기도 하고 먹을 것을 가지고도 다투며 tv 채널이나 유튜브 영상에 대한 선택권도 마찬가지입니다.

 그중에서 제일 큰 경쟁은 부모의 사랑을 조금이라도 더 받기 위한 경쟁이겠지요.



 그나마 저희 집에 계신 두 분들은 엄마 뱃속에서부터 생사고락을 함께 했으니 좀 더 사이가 나은 편이라고도 볼 수 있습니다. 5학년이 될 때까지도 같은 반을 하겠다고 본인들이 이야기해주니 맞벌이를 하는 부모 입장에서도 감사할 따름이지요.


 아이들의 우애는 타고난 것이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집에서도 관여하는 부분이 많습니다. 일단 위험하거나 선을 넘는 표현은 절대 집에서 용납하지를 않습니다. 아이들이 서로 다투는 상황이 발생하면 명확하게 그때그때 마무리합니다. 포청천만큼은 아니지만 불만이 생기지 않게 중재해서 다툰 상대방이나 부모에게 앙금이 남아있지 않도록 만들었죠.


 눈에 보이는 것만 보고 판단하지도 않습니다. 눈에 보이지 않는 곳에서 있었던 일까지 부모가 알 수 없으니까요. 일방적으로 한 사람을 혼내지 않고 두 사람 모두에게 하고 싶은 말을 끝까지 자유롭게 할 수 있게끔 만드는 것도 하나의 방법입니다.



 그렇게까지 하게 된 데에는 부모님의 영향도 컸습니다. 공부를 못한다고 혼난 적은 단 한 번도 없었지만 저와 남동생이 싸우는 날이면 세상에서 가장 무서운 불벼락이 떨어졌으니까요. 심하게 싸웠던 초등학교 시절 어느 날엔 아버지에 의해 속옷만 입고 옥상으로 쫓겨난 적도 있었습니다. 물론 올바른 방식은 아니었습니다.

 어찌 되었든 우리 형제는 그 이후로 싸우는 일이 없어졌습니다. 강력한 훈육 덕분이라고 얘기할 순 없지만 지금도 동생 가족과는 쉼 없이 왕래하며 잘 지내고 있죠.


그래서 저도 아이들을 훈육하면서 선을 넘는 다툼은 결코 가볍게 넘어가지 않습니다. 그러다 보니 아이들도 어느 정도 가능한 범위를 인지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래서 아이끼리 다투는 문제로 목소리를 크게 낼 일은 거의 없습니다.

극과 극인 형제 사이


 하지만 의외로 한 치의 양보가 없는 부분도 있어서 골치가 아픕니다. 바로 매일 일정표로 정해놓은 숙제에 관해서입니다. 첫째는 자신의 필사 속도가 느리다며 항상 불만이 많습니다. 며칠 전엔 자신이 둘째보다 필사를 먼저 끝내겠다며 7시 반에 알람을 맞춰놓고 일어났습니다. 결국 첫째는 먼저 끝내고 둘째는 치사하다면서 화를 냅니다. 그러고는 첫째의 다른 부분들에 핀잔줄 것들을 찾아서 놀려댑니다. 결국 또 둘째가 일찍 일어나겠다고 칭얼거리죠. 둘이서 계속 보이지 않는 경쟁을 하고 있는 것이죠.


 저희 집에서는 부모가 둘을 놓고 절대 비교를 하지 않겠다고 다짐하였고 그렇게 실천하고 있다고 단언할 수 있습니다. 그럼에도 아이들은 소소한 것 하나로도 경쟁을 알게 모르게 하고 있는 것입니다. 나이가 같고 배우는 것이 같다 보니 어쩔 수 없는 부분일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지금 둘의 격차가 없어서 크게 문제가 없을 수도 있는데 앞으로가 걱정스럽기는 합니다.

출처 : https://brunch.co.kr/@ws820512/241(오레오님 브런치)


 아이들이 살아가야 할 세상은 어른이 살고 있는 세상처럼 경쟁에서 완전히 자유로울 수는 없습니다. 아이들끼리의 적당한 경쟁은 어쩔 수 없이 필요할 것입니다.

 그렇지만 가장 가까운 사람을 이겨야 할 경쟁자로만 보는 것은 아닌가 싶어 우려되는 것도 사실입니다. 이런 상황이 아이들의 정서적인 성장에 과연 문제가 없을 지에 대해서 걱정이 많이 드네요.


 좀 더 공부가 필요해 보이네요. 책을 내겠다고 호기롭게 나선 사람이지만 아직까지 부족하다는 깨닫고 쉼 없이 읽고 배워야 함을 느끼게 됩니다.



#형제 #자매 #남매 #쌍둥이 #경쟁 #부모관심 #훈육 #우애 #가족끼리그러는거아니야 #오레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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