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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페르세우스 Dec 03. 2024

회사원으로서 귀빠진 날


안녕하세요, 자녀교육에 진심인 쌍둥이아빠 양원주입니다.


오늘은 제게 특별한 날 중 하나입니다. 바로 두 번째 생일이어서죠.

제 인생에는 세 개의 생일이 있습니다.


첫 번째 생일은 굳이 설명을 할 필요도 없이 제가 태어난 날이겠죠. 부모님께서 낳아주신 가장 의미 있고 감사한 날입니다.

두 번째 생일은 제가 회사를 입사한 날입니다. 부모님의 보살핌으로 유년기를 보내고 학생으로서 공부를 하고 대학까지 마친 뒤 회사원이 되면서 완전히 부모님으로부터 성인으로서 독립을 한 날이니까요.

세 번째 생일은 아이들의 생일입니다. 둥이들이 태어난 뒤 회사에서 입신양명을 하겠다는 원대한 목표보다는 좋은 부모가 되기 위한 결심을 하면서 또 한 번 새로운 사람으로 거듭났으니 그날 또한 제 생일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2007년 12월 3일에 입사를 할 때가 이제는 기억이 가물가물하기는 합니다. 시간을 내서 그때의 기억들을 저장해 놨던 컴퓨터를 열심히 뒤지기 시작했습니다. 아직도 소중하게 간직하고 합격 메일을 찾을 수 있었죠.




그때 찍었던 사진들이 있기는 한데 정말 촌스러웠다는 생각밖에 들지 않습니다. 부모님께서도 입사식에 참석을 하셨기에 뜻깊었던 날이었죠.


사실 저는 회사에 들어오기까지 나름대로 어려움이 있었습니다. 다른 친구들은 보통 취업 준비를 할 때 나름의 전략을 구사해 왔습니다. 취업을 해야 하는 4학년이 되면 한 학기를 남겨놓고 취업 준비를 하기 위해 휴학을 합니다. 재학생이라는 프리미엄을 위해서죠. 지금도 그렇게 하는 학생들이 많습니다.


하지만 저는 그렇게 하지 않았습니다. 2007년 2월에 모든 과정을 마무리하고 졸업을 해버리기로 결심합니다.

그렇게 결심한 이유는 간단했습니다. 배수진을 치고 절박하게 절벽에 서있는 마음으로 취업 준비를 하지 않는다면 좋은 결과를 얻지 못한다는 생각을 했기 때문입니다.


부모님께 많은 부담을 드리고 싶지 않은 부분도 컸습니다.

결국 졸업생이 된 이후부터 취업 준비를 했으니 압박감은 생각보다 적지 않았습니다. 전기전자 쪽 전공인 데다 4학년부터는 공기업을 목표로 자격증과 어학성적을 관리해 왔으니 선택지가 많지도 않았습니다. 그러다가 한 발전사 중 한 곳인 한국수력원자력에 입사지원서를 여름에 제출했죠.


그런데 서류전형에서조차 보기 좋게 떨어졌습니다. 자신감은 더욱 떨어졌습니다.


그러다가 지금의 회사에 입사지원서를 넣고 필기시험을 치르고 면접, 토론을 거치고 나서 입사를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저는 사실 제 회사를 엄청나게 사랑하지는 않습니다. 일을 처리하는 방식도 아쉬울 때가 많고 불만도 제 있죠. 하지만 단 한 가지 17년 동안 변치 않았던 마음이 있습니다.


바로 고마운 마음입니다.


제가 이 회사를 다니면서 얻었던 경험과 교육, 만났던 사람, 급여를 통해서 저는 많은 일을 할 수 있었고 많이 성장할 수 있었으니까요. 원래 회사는 일한 만큼 돈을 주고 우리는 그만큼 일을 하는 곳이라고 말을 합니다. 하지만 적어도 우리가 이곳에 속해있었던 덕분에 할 수 있었던 일들에 대해서는 고맙게 생각하려고 노력은 합니다.


17년 동안 회사 생활을 하면서 저는 입사 초기의 모습과 비교하면 정말 많은 부분들이 바뀌었습니다. 구구절절하게 이야기한다면 한나절을 써도 모자랄 만큼이죠. 그래서 제게는 이 두 번째 생일이 제법 의미 있는 날인 셈입니다. 굳이 특별하거나 거창하게 보내지는 않겠지만 소중한 추억들을 되새기며 고마운 마음으로 하루를 보내봅니다.



다만 그 시절의 촌스러운 사진을 보면 시간을 잠깐만이라도 되돌려 머리 스타일만큼은 좀 손봐주고 싶군요.




이 글을 읽으시는 작가님들께는 생일이 몇 개나 있으신가요? 문득 궁금해집니다.


한 줄 요약 : 두 번째 생일 축하해~ 더 열심히 살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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