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자녀교육에 진심인 쌍둥이아빠 양원주입니다.
어제는 나름대로 의미가 많은 날이었습니다. 바로 고대하던 <시절인연>의 이은호 작가님이 운영하시는 책방온실에 방문한 날이었기 때문이죠. 저는 사실 이런 시간이 참 좋습니다. 지향하는 바가 같은 사람들을 만나서 소통하는 일은 언제나 행복합니다. 글을 쓰는 사람만이 알 수 있는 이야기들이 있으니까요.
그러던 차에 얼마 전 또 다른 글벗이신 안신영 작가님께서 부산에 있는 책방온실에 방문했다는 이야기를 듣고 마음이 급해졌습니다. 사실 이은호 작가님은 진짜 오랜 제 글벗 중 한 분이기 때문이죠. 예전에 제가 서평을 써드린 적도 있으며 그때 소중한 선물(파운드케이크)까지 받았습니다.
삼촌 또는 큰 형님 정도 뻘 되는 작가님은 이곳에서 만나기 흔치 않은 데다 이렇게 오랜 인연을 유지하기도 쉽지 않았던 터라 이 인연은 정말 제게 소중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런 와중에 우연히 친가인 진해로 가는 일정이 잡히게 되었고 이번에는 꼭 책방온실을 들렀다가 가겠다고 마음을 먹게 되었던 것이죠. 미리 연락을 드린 뒤에 약속을 잡고 서울에서 부산으로 출발하게 되었습니다. 검색을 해보니 책방온실은 광안리 해수욕장에서도 멀지 않은 곳에 있더군요.
원래는 토요일에 출근을 하시지 않으신다고 하셨는데 제가 간다고 말씀드리니 감사히도 시간을 내주셨습니다. 근처에 도착해서 주차를 한 뒤 찾으러 다니는데 처음에는 못 찾을 뻔했습니다. 2층이라는 사실을 잠시 잊고 있었거든요. 아이들의 눈썰미 덕에 발견을 하고 위로 올라갑니다.
매장 안에서 기다리시고 계시는 작가님께 오랜만에 폴더인사를 드리고 악수를 나눈 뒤 허락을 구한 뒤 안으면서 격한 반가움과 감동을 표현했습니다. 그렇게 하지 않고서는 제 벅찬 마음을 표현하기 어려웠으니까요. 작가님의 인상은 참 좋으셨습니다. 멋진 노년의 대명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습니다. 저는 처음 뵈었지만 먼저 제 얼굴을 알아보시며 반갑게 맞아주셔서 감사했습니다.
아내와 아이들도 함께 인사를 드리고 매장 내부 구경을 시작했습니다. 겸사겸사 비치용으로 읽을 수 있도록 제 책도 하나 사인을 해서 선물해 드렸습니다. 내부는 깔끔하고 아기자기하게 잘 꾸며져 있었습니다. 책장에 가지런히 종류별로 꽂혀있는 책들은 작가님의 성격처럼 올곧고 정갈해 보이더군요. 특히 팬시 아이템들도 눈길을 끌었는데 디자인을 전공하신 따님께서 직접 만드셨다는 이야기를 듣고 깜짝 놀랐습니다.
충분히 아트박스한테 한 번 붙어보자고 할 수 있는 수준이더라고요. 자랑하실만했습니다.
저희에게 내어주신 다락방에는 큰 화면으로 불멍을 할 수 있는 공간도 마련되어 있어서 왜 예약을 해야 이용할 수 있는지 충분히 알 수 있었습니다. 아늑하고 따뜻한 공간이더군요. 서비스로 주신 수제 파운드케이크를 음료와 함께 맛있게 먹었습니다.
옥탑 쪽에도 평상을 비롯해 튤립과 같은 꽃씨도 뿌려놓으시는 등 많이 준비하셨다고 해서 구경을 했습니다. 봉오리가 올라오려는 튤립은 마치 양파 같아 보이기도 해서 신기했습니다. 여기서도 섬세하고 꼼꼼한 작가님과 따님의 성향을 충분히 느낄 수 있었죠.
마지막으로 둘이서 기념사진을 하나 찍은 뒤 짧았던 시간을 마무리했습니다. 최근에 보낸 시간 중에 가장 압축해서 보냈으며 너무 짧았던 시간이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런저런 이야기를 쉴 새 없이 나누느라 시간이 가는 줄 모를 정도였으니까요.
게다가 평소 언제 글을 쓰시나 했더니 휴대폰으로 지금 연재하시는 소설을 틈날 때마다 쓰신다는 이야기를 듣고 그 꼼꼼하심에 감탄했습니다. 저희를 기다리면서도 쓰고 계셨다더군요. 글쓰기 비결도 알아냈으니 수확이 적지 않습니다.
인사를 드리고 작별을 고하려는데 이은호 작가님께서 아이들을 위해 따로 다이어리와 독서용 메모지와 스티커판까지 챙겨주셔서 감사한 마음으로 첫 만남을 마무리했습니다. 다음을 기약하면서요.
내년에는 이렇게 소중한 인연들을 만날 기회가 좀 더 생겼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진즉 만나 뵈었어야 하는데 못 만난 분들도 있거든요. 온라인으로 맺어졌으나 깊어진 인연을 통해 가진 이 시간, 이 순간, 이 느낌이 참 소중하고 좋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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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번 비행기 사고로 인해 유명을 달리하신 분들의 명복을 빕니다. 부디 영면하시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