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자녀교육에 진심인 쌍둥이아빠 양원주입니다.
미국 메이저리그는 오늘부터 월드시리즈를 시작했습니다. LA다저스와 토론토 블루제이스가 2025년의 왕좌 자리를 놓고 격돌하고 있죠. 재미있는 사실은 이 두 팀 모두 류현진 선수가 몸담았던 팀이었다는 점입니다. 메이저리그 팀이 30개라는 사실을 감안하면 기막힌 우연이죠.
7전 4선승제로 진행되는 월드시리즈는 그야말로 세계 최고의 팀을 가리는 건곤일척의 승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토론토는 캐나다 팀이라서 시청률에서도 엄청난 흥행 효과를 누리고 있는 중이죠.
하지만 그에 못지않게 우리나라의 야구 열기도 정말 뜨겁습니다.
어제 날짜로 드디어 한국시리즈에서 LG 트윈스와 격돌할 팀이 결정되었기 때문이죠. 5전 3선승제의 플레이오프에서 한화 이글스가 NC와 SSG를 차례로 꺾고 올라온 삼성 라이온즈를 5차전까지 가는 접전 끝에 물리쳤습니다.
승패승패승으로 한국시리즈에 오른 한화는 그야말로 벼랑 끝에서 살아났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쉽게 이길 수 있으리라 생각했던 시리즈에는 정말 많은 변수가 생겨서였죠.
올해 야구는 제게도 많은 의미를 가져왔습니다. 작년까지 야구에 들이는 시간은 경기 결과에 대한 뉴스를 보는 정도밖에 없었습니다. 그런데 생각지도 않았던 한화의 선전으로 뜻하지 않게 야구에 들이는 시간이 많아졌죠. 결과적으로는 바람직하지 않았습니다. 야구를 통해 얻는 즐거움이나 희열 같은 도파민보다는 코르티솔이나 아드레날린 같은 스트레스 호르몬이 더 쏟아지는 듯해서였죠.
저만 그런 건 아니었는지 미국에서는 '스트레스와 야구'의 상관관계를 조사한 연구결과까지 있었습니다.
특히 제가 봤던 경기들에서 위기를 해결하기 위해 투입된 마무리투수가 오히려 역전을 허용하는 모습을 보면서 제 마음도 활활 타오르는 느낌이었습니다. 그렇게 경기에서 어이없게 진 적도 많았죠.
물론 스스로 경기를 망친 선수의 상심과 충격이 가장 컸으리라 생각하지만 그 마음을 널리 헤아려 줄 정도로 제 인품이 훌륭하지는 못했습니다. 비난이나 욕설을 쏟아낼 정도는 아니었으나 야구를 계속 보다가는 이미 좋지도 않은 성격을 더 망치겠다 싶었죠.
그래서 이번 플레이오프는 첫 번째 경기를 빼고 한 경기도 실시간으로 시청하지 않았습니다. 그 덕분에 제 평정심은 지킬 수 있었습니다. 못하는 모습을 실시간으로 보며 화가 날 이유도 없었죠. 사람마다 성격이 다르듯 스포츠를 즐기는 성향도 가지각색인데 저는 편안한 마음으로 스포츠를 즐길 수 있는 주제가 되지 못한다는 사실을 깊이 깨달았습니다.
일단은 한화가 유종의 미를 거둘 수 있도록 한국시리즈도 초반 두세 경기 정도는 마음으로 응원하려고 합니다. 야구에 대해 정말 많이 알고 야구를 좋아하지만 응원하는 팀의 야구 중계는 볼 수는 없는 사람이라니 정말 아이러니한 상황입니다.
직접 안 보더라도 저만의 방식으로 남은 경기들을 즐겨보려 합니다. 온라인을 보면 저보다 더 심한 분들도 많으시던데 야구는 스포츠일 뿐 너무 과한 몰입으로 인해 정신건강을 해치지 않도록 유의하며 즐기셨으면 하는 바람입니다.